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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1,000일, 빼앗긴 유년기와 위기에 내몰린 미래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3-12-24 조회수 5909

로지 톰슨 (Rosie Thompson)
 세이브더칠드런 요르단 사무소 미디어 담당


옆구리에 팔라펠 빵 봉지와 신선한 피타빵을 낀 채 아마르(12, 남)는 요르단 북부의 작고 조용한 길을 황급히 지나갑니다. 매서운 12월의 아침, 소년은 실밥이 터져 나온 낡은 점퍼 안에서 느껴지는 빵 봉지의 온기에 감사 해 하며 밤새 비가 내린 좁고 축축한 길가를 따라 걷습니다. 샌들이 젖지 않도록 발 뒤꿈치를 들고 조심스럽게  걸어 도착한 곳은 좁고 허름한 아파트 앞입니다.



          사진/시리아 국경으로부터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자타리 난민촌. 세이브더칠드런은 매일 이곳에서            
  10만 명의 난민들에게 50만개의 빵을 제공하고 있다. 빵을 배급 받은 시리아 난민 아동의 모습. 


8개월 전 시리아를 떠나 온 이후 아마르는 어머니, 두 남동생과 함께 요르단 람다(Ramtha) 지역에 있는 허름한 아파트의 낡은 방 한 칸에서 살고 있습니다. 젖은 벽의 베이지색 페인트는 벗겨져 있고 조각조각 이어 붙인 담요가 돌 바닥을 덮고 있습니다. 아마르의 어머니 홀다 씨는 방 한 켠 작은 간이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어머니는 시리아 홈스(Homs)에서의 폭격으로 하반신이 마비돼 거동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녀는 당시 폭격으로 15년을 함께 살아온 남편과 집을 잃었습니다.

배고픈 두 남동생이 환한 얼굴로 아마르를 쳐다보자 아마르는 아침에 산 빵과 음식을 동생들에게 건네 주었습니다. 두 남동생은 저녁마다 동네 빵집으로 일하러 가는 아마르를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볼 수 있습니다. 1주일에 6일, 매일 밤 12시간씩 일을 하고 아마르는 주급으로 36 디나르(약 5만 4천원)를 받습니다. 이렇게 번 돈으로 음식,약, 비싼 집세를 내고 있습니다. 아마르는 그 중에서 매달 20 디나르(약 3만원)를 따로 떼 남동생의 학교 버스비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사진/난민 소녀들이 요르단 투라(Turra)지역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친화공간에 참여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 및 청소년 친화공간을 운영하며 일상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매일 남동생들의 숙제를 도와주고 있어요. 아직까지는 할만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저도 더 이상 가르쳐 주지 못할 것 같아요.” 아마르는 걱정스러운 듯 말합니다. 시리아의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온 아마르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동네 남학교 5학년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기술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리아에서 저희 가족은 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저희가 살던 마을의 모든 이웃들이 존경하는 가족이었거든요. 자존심을 지키고 살았었고,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어요. 이젠 제가 아버지의 역할을 넘겨 받았어요. 지금은 힘들지만 아버지도 절 자랑스러워할 거라고 생각해요.”

아마르는 이 지역으로 피난 온 수많은 시리아 난민 아동 중 한 명입니다. 이 아이들 대부분은 학교에 다니는 대신 가족을 부양해야 합니다. 7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이 장시간, 저임금으로 일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아주 위험한 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세이브더칠드런과 유니세프가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요르단 계곡 인근에 거주하는 3,500명의 학령기 시리아 아동 가운데 49%가 학교를 가는 대신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시리아 난민 가정은 구호 단체로부터 재정적인 도움을 받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이마저도 형편이 가장 어려운 가정에게 우선적으로 배분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많은 부모들이 부상을 입었고, 피난 온 곳에서는 직장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아이들이 일터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또 집안의 가장인 남편들이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시리아로 돌아가고 아내가 가장 역할을 하게 되면서, 집안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아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이 요르단 자타리 난민촌에서 운영하는 레인보우 유치원에 재학 중인 시리아 아동들.


시리아 인근 국가에는 22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이 아동입니다. 최근 유엔난민기구(UNHCR)의 조사에 의하면 레바논과 요르단에 거주하는 학령기 시리아 난민 아동의 각각 80%, 56%가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립학교 수업료는 무료이지만, 형편이 어려운 난민 부모들에게는 부대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12세 이상 아이들의 학교 중퇴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경제적인 어려움과 불안한 상황 때문에 10대 소녀들의 조혼도 흔한 일이 되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 상황은 더욱 참담합니다. 학교 5곳 중 1곳은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폭격으로 학교 건물이 완전히 파괴되었거나 아직 남아있는 학교들도 감옥과 고문장소, 임시 대피소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학교마저도 교육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 가르칠 교사가 부족합니다. 심지어 학교가 무장 세력들의 공격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매일 죽음과 굶주림을 겪으면서 교육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이 요르단 자타리 난민촌에서 운영하는 레인보우 유치원에 재학 중인 시리아 아동들.  


시리아 내전이 발생한 지 1,000일이 지났습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아이들은 온통 죽음과 파괴로 가득한 악몽 속에서 견뎌왔습니다. 아이들은 집과 학교, 아무 걱정이 없던 일상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가 저격수의 총격과 폭탄, 고문을 통해서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목격했습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두려움이 그들의 꿈을 삼켜버렸고 희망은 혼란스러움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시리아 아이들은 순수함을 상실했고 유년기를 빼앗겨 버렸습니다.

시리아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한 세대를 절망, 환멸, 낙심과 증오심에 고스란히 내어 주어야 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미래는 또 이렇게 파괴될 것입니다. 시리아가 도시와 지역사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예전처럼 문화국가로 재건되기 위해서는 교육받은 국민이 필요합니다. 한 국가에 의사, 기술자, 건축가, 교사가 없다면 어떻게 다시 성장할 수 있을까요? 또 용서와 이해 없이 어떻게 평화 속에서 살 수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시리아 아이들에게 보호와 지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수백만 명의 아이들의 삶이 무너질 것이고 시리아와 이 지역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도 사라져벼릴 것입니다. 


번역: 김지연(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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