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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교육의 힘 ②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4-01-08 조회수 10779

[2013 겨울호 Vol.127 기획특집]
- 차별 없이 누리는 배움의 권리


          사진/ 마사는 온종일 허리를 굽히고 앉아서 고물상에 내다팔 비닐을 줍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다닐 수 없는 마사는 앞으로도 학교에 가지 못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난으로 놓쳐버린 교육

2013년 9월, 세이브더칠드런은 시에라리온을 찾았습니다. 시에라리온 서부 프리타운 마을에 사는 마사(8)는 아침 7시만 되면 어김없이 눈을 뜹니다. 일어나자마자 집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고, 고모가 내다 팔 음식을 만들고서 두고 간 그릇들을 설거지합니다. 잠시 한숨을 돌리고 마사는 다시 쓰레기 비닐을 줍기 위해 쓰레기장으로 갑니다. 온종일 허리를 굽히고 쭈그리고 앉아서 모은 것들을 고물상에 팔아서 손에 쥐는 돈은 고작 4,000레온(약 1,000원). 이렇게 힘들게 번 돈을 마사는 다음 날 쓸 생활비로 할머니께 모두 드립니다.
3년 전만 해도 마사는 ‘파운틴호프 초등학교’에 다녔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아버지는 연락이 두절되고 어머니는 재혼한 이후로 마사는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살고 있습니다. 방 두 칸짜리 집에 고모 루기아투(17)와 생후 2개월 된 고모의 쌍둥이 아들을 포함해 모두 6명의 식구가 삽니다. 경비원으로 일하는 할아버지가 매달 15만 레온(약 3만 8,000원)을 벌고 고모도 음식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며 생활비를 보태지만 집세 10만 레온(약 2만5,000원)을 내고 나면 마사를 학교에 보낼 만한 여유는 없습니다. 루기아투 고모도 초등학교를 5학년까지 다닌 적이 있지만 멀리 있는 학교에 가다가 성폭행을 당해 두 차례나 임신을 하고 쌍둥이를 낳았습니다.   


         사진/ 마사는 온종일 허리를 굽히고 앉아서 고물상에 내다팔 비닐을 줍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다닐 수 없는 마사는 앞으로도 학교에 가지 못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아에 대한 편견과 대물림되는 무지

같은 동네에 사는 레트리시아(9)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까지 다니다가 학교를 그만둔 레트리시아는 이제 예전의 친구들을 만날 길이 없어 함께 어울릴 만한 친구가 없습니다. 학교에 가게 해달라고 매일 마음속으로 빌어보지만 여전히 학교 대신 나물을 팔러 시장에 가거나 땔감을 구하러 가야 합니다. 레트리시아는 이렇게 말합니다. “일이 힘든 것은 참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웃에 사는 동갑내기 사촌 이브라힘이 학교 가는 걸 보면 너무 부러워서 눈물이 나요.”

레트리시아는 부모님과 넷째 동생 아미나타(7)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60세가 넘으신 아버지가 지난 5년 동안 병석에 누우셔서 실질적인 가장 역할은 엄마와 다섯 자매 중 셋째인 레트리시아가 맡고 있습니다. 두 언니와 막내 동생은 어려운 형편 때문에 친척집에 맡겨졌습니다.

레트리시아가 사는 동네는 인구 2만 2,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입니다. 이곳에서는 요즘 범죄 사건이 늘어서 여자아이들은 집 밖으로 나가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 레트리시아네 가족 중 초등학교를 나온 여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어머니는 딸들이 초등교육이라도 마쳐야 한다고 생각해 빠듯한 형편 속에서도 조금씩 돈을 모으고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레트리시아가 학교에 다니게 되면 돈을 벌 사람이 없어지는 게 내심 걱정입니다. 

전 세계에는 마사와 레트리시아처럼 책가방을 메는 대신 물동이를 이고, 쓰레기장으로, 시장으로 돌아다녀야 하는 여아가 3,500만 명이나 됩니다. 오랜 내전이 끝난 후, 2004년에 시에라리온에서도 초등학교 무상교육이 시행되었고 이에 따라 2002년에 65만여 명이던 초등학교 등록 학생 수가 2007년에는 132만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중도 탈락률은 도리어 증가했고 여아가 학교에 다니는 비율도 감소했습니다. 교복비, 교재비 등이 만만치 않다보니 가난한 집에서는 학교보다 하루 끼니, 딸보다 아들의 교육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진/ 시에라리온 프리타운에 사는 레트리시아. 학교를 그만둔 레트리시아는 동갑내기 사촌이               
                     학교에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힘들가고 합니다.                                                             


여아들에게 배움의 기회 되돌려주기 


          사진/ 시에라리온 프리타운에 사는 카티아투(9), 아직도 아프리카의 많은 여아들이 가난과 편견, 차별로 인해
교육의 기회를 박탈 당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프리카 여아들이 다시 학교에 갈 수 있도록 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학교가 없어서, 선생님이 없어서, 가난 때문에 일해야 해서,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서, 먼 등하교 길이 너무 위험해서 공부를 놓을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이 학교에 돌아올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전쟁으로 무너진 학교 건물을 다시 짓고, 오랫동안 학교를 못 다니다 돌아온 아이들이 뒤떨어진 공부를 보충할 수 있도록 속성 학습 프로그램도 마련됩니다. 이른 결혼과 출산으로 학업을 포기한 여아가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낮 시간에 그 자녀를 돌봐 주는 영유아 발달 센터도 생길 것입니다. 먼 길을 걸어 학교에 오지만 끼니를 거르는 것이 다반사인 아이들이 공복 때문에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영양 급식 프로그램도 마련될 것입니다. 또 사춘기 여학생들이 위험하게 숲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도록 안전한 화장실과 위생시설도 지을 예정입니다. 여아들에게 학교가 배움의 공간일 뿐 아니라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안전한 생활공간도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지요.

배움의 힘으로 스스로 일어서는 여아들
시에라리온 프리타운 크루베이 마을에 사는 페라 무스(10)에게는 작은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나이가 많고 가난해 어렸을 때부터 이모와 함께 살아 온 페라 무스는 이모를 도와 동네 수도에서 비닐봉지에 물을 담아 머리에 이고 다니면서 팔았습니다. 페라 무스는 너무나 글이 배우고 싶어서, 물을 팔러 다니다가 어느 집에서 공부하고 있는 또래 아이를 보면 글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교실에서 수업하는 모습을 창문으로 훔쳐보며 수업 내용을 한마디라도 들어보려 애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페라 무스가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으로 이제 친구들과 함께, 그리고 교실 안에 앉아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복을 입고 책가방을 맨 모습에서는 예전의 무표정하고 어두웠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어렸을 적에 친척을 따라 법원에 가본 이후론 변호사가 꿈이었어요. 공부를 열심히 해서 꼭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사진/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된 페라 무스. 예전의 무표정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여아 한 명을 학교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는 시설을 짓고 수업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아에게 특히 불리한 성 차별, 가사 노동, 조혼 등의 문제도 함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프리카 여아들이 배움을 통해 자신의 꿈을 마음껏 일궈나가는 그날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교육을 통해 여아들을 보호할 수 있어요."

세이브더칠드런 시에라리온 사업장 알파 코우그바카 씨
(시에라리온 여아교육 지원 사업 담당)


시에라리온 여아들이 교육을 받는 데에 장애물은 무엇인가요?

오랜 내전으로 교육 시설의 70%가 완전히 무너지거나 훼손되었습니다. 임시 가건물을 빌려 사용하는 학교의 절반 가까이가 책걸상과 같은 교육 기자재가 없습니다. 전체 학교의 3분의 1 가량이 개울물을 교내 식수로 사용하고, 학교 내에 화장실과 위생시설을 마련해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설이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남녀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어 위생, 건강 문제가 생기며 여아들의 경우에는 안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학교 교육 환경이나 시설이 아동의 학습 의욕을 오히려 저해하는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교육 사업은 무엇인가요?
읽기와 쓰기 등 기초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안전한 학습 공간을 만드는 것은 물론, 학부모와 지역사회에 교육의 중요성, 특히 여아교육의 필요성을 알리는 활동도 펼치고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가정에서 생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청소년을 위해 올해 시범적으로 시작된 직업 훈련을 2014년에 확대 실시할 계획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아프리카 여아 교육 사업으로 기대되는 변화는 무엇일까요?
시에라리온은 15세 미만의 소녀들 중 임신한 비율이 8명 중 1명이고 18세 미만의 경우는 4명 중 1명의 비율로 높게 나타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는 여아도 부지기수입니다. 하지만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여아들이 제대로 학교를 다니고 스스로의 권리를 배우게 된다면 이러한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글│ 김지연 (미디어팀) ,  사진│ 티.트렌차드,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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