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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보고, 우리에게 묻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4-02-07 조회수 30619

지난해 11월, 필리핀을 덮친 초태형 태풍 하이옌.

사망자 수만 6,000명. 410만 명이 집을 잃고 6백만 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원 및 복구작업이 시작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상당수 피해지역이 여전히 파괴된 건물 잔해를 치울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고, 포근한 보금자리와 신나게 공부할 학교를 잃어버린 아이들의 고통은 여전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도저히 막을 수 없었던 천재지변이었을까요? 어마어마한 재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요?



사진/ 완전히 부서진 이 건물은 태풍 하이옌이 덮치기 전, 보통곤(Botongon)지역의 초등학교였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된 아이들을 위해
아동친화공간 (Child Friendly Space)를         
설치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태풍 하이옌 피해 3개월을 맞아 피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보고서 '우리를 보고, 우리에게 묻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세요(See me, ask me, hear me)'를 발간했습니다. 174명의 아이들이 이번 태풍 피해에 대한 경험과 어떤 부분을 바꿔나갈 수 있을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끔찍한 태풍의 상처로 타클로반 등 피해 지역은 여전히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하이옌이 지나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이, 어른 모두 지나가는 차를 붙잡고 구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사람들은 여전히 먹을게 필요하고 배가 고파요."



         사진/ 일로일로(Iloilo) 지역  바타드(Batad)에 살고 있는 11살 제임스. 제임스가 지금 서 있는 곳은 원래         
초등학교가 있던 자리입니다. 
                                                                                 


태풍이 온다는 경고는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당시 태풍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경고 시스템은 제대로 알아듣기 어려워 혼란스러웠고 그렇게 거대한 파도가 덮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청소년들은 임시 거처를 짓는 방법이나 낚시하는 법 등의 생존 기술을 배우고 싶어했습니다. 그리고 재해가 닥쳤을 때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른들이 말해주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우린 여전히 두렵고 태풍에 대해 더 많은 정보들을 알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른들이 이야기 해 줬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그저 힘겨워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일어서고 싶어했습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 재해에 더 강해지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일로일로(Iloilo) 지역 에스탄시아(Estansia) 시에 사는 15살 소녀 소피아(Sofia)는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히 '돈'이 아니라고 단호히 말했습니다.

"이 끔찍한 재앙에서 다시 일어서고 마을을 재건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해요. 우리가 필요한 건 재해가 닥쳤을 때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에요. 단지 돈이나 선물을 바라는 것이 아니고요. 우리가 두 발로 다시 일어나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15살 소피아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 필요한 것이 단순히 ‘돈’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태풍 피해 지역 주도로 학교 방송이나 문자 메시지, 체계적인 방문 경고 등의 조기 경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필리핀 정부에 해일이나 폭풍, 지진 등 재난 관련 전문용어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아동친화적 조기 경보 언어로 개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재해상황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빈곤과 불평등 해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사진/ 2학년 8살 로렌스(좌측) 와 9살 로이(오른쪽)가 따갈로그어 수업시간에 함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 초등학교는 에스탄시아 지역에 세이브더칠드런이 설치한 임시 학교입니다.                 


초대형 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과 따뜻했던 보금자리, 미래의 희망이던 생계를 잃어버린 절망을 모두 극복하기에 3개월은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시 일어나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보고, 우리에게 묻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라고 말입니다.


글/ 신은정(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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