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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을 일으켜 세워주는 학교를 꿈꿉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4-03-20 조회수 8709

2014년 2월, 라이베리아 봉 카운티 '제니페레트 공립학교'에서 만난 린다는 반에서 유일한 여학생입니다.


사진/ 초등학교 5학년 린다. 린다는 반에서 유일한 여학생입니다.            


책가방도 없이 머리에 책과 공책을 이고 학교에 오면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아침 조회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운동장 여기저기에 흩어진 낡고 부서진 건물들이 린다가 수업을 듣는 학교 건물입니다.


사진/ 린다가 다니고 있는 제니페레트 공립학교의 아침 조회 시간. 뒤로 보이는 낡은 건물들이 현재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학교 건물입니다.                                                                 


조회가 끝나면 학생들은 책걸상을 쌓아놓은 교실로 우르르 몰려갑니다. 거기서 각자 책걸상을 하나씩 들고 수업을 들을 교실로 향합니다. 교실마다 학생수에 맞게 책걸상을 놓을 수 없다 보니 교실이 바뀔 때마다 책걸상을 들고 이동해야 합니다. 

 
사진/ 책걸상을 옮기는 아이들. 책걸상 수가 턱없이 적어 아이들은 교실이 바뀔 때마다 쓰던 책걸상을  
   들고 이동해야 합니다.                                                                                             


교실은 제대로 된 창문이 설치돼 있기는커녕 벽에 휑하니 구멍이 나 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낡은 흙 벽돌로 지은 건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쉽게 부서집니다. 교실을 빼곡하게 채운 아이들에게 뚫린 벽으로 들어오는 흙먼지와 각종 소음까지...수업에 제대로 집중하기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사진/ 휑하니 뚫린 교실 벽. 이마저도 교실이 좁아 몇몇 학생들은 교실 밖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린다는 다른 여자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고 싶습니다. 하지만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교를 그만두는 친구들은 점점 늘어납니다. 교복이나 신발, 교재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집안형편에 학교도 멀리 떨어져있는데다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여성들이 존중 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여자 아이들은 남자 아이들보다 더 많이 학교를 그만두고 집안일을 하거나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합니다. 대부분 하루 한 끼로 버티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 배가 고파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사진/ 제니페레트 공립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80%가 책가방이 없어 비닐 주머니나 낡은 천가방에        
책을 넣어오거나 린다처럼 책을 머리에 이고 학교에 옵니다.                                        


린다의 친구들처럼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에서는 열악한 교육환경이 여자 아이들의 교육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턱없이 적은 학교 수에 책걸상 같은 기본적인 기자재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학교에는 여자 아이들이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여자 화장실이 아예 없는 곳도 많습니다. 심지어는 학교에서 성폭행을 당하기도 하지만 소녀들이 의지하고,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여교사는 극히 드문 실정입니다. 이런 환경에 놓인 여자 아이들에게 학교는 마음 편히 꿈을 키울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라기 보다는 학교에서 무슨 일을 당하지 않을까, 이런 학교라도 못 다니게 되는 것은 아닐까 끊임없이 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린다가 이런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은 그녀의 꿈이 대통령이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통령이 되어 라이베리아의 물가를 안정시키고 싶습니다. 학교 건너편에 월요일마다 열리는 장에서 식량 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것을 보면서, 친구들이 가난하고 배가 고파 학업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린다는 대통령이 되어 소녀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마음껏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이 의젓하고 속이 깊은 소녀의 꿈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꿈을 잃지 않고 있는 아프리카 모든 소녀들의 꿈이기도 합니다.

 
사진/ 자신의 꿈을 적은 종이를 들고 있는 린다. 린다의 꿈은 대통령이 되어 라이베리아의 물가를        
 안정시키고 학교를 그만둬야만 하는 소녀들이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school me' 캠페인을 통해 배움의 기회에서 소외된 아프리카 여아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교육 지원이 아닌 교육 인프라 개선과 교육 프로그램의 질적 개선, 지역 사회 인식 변화를 위한 활동 등 다양한 차원의 지원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린다네 학교에도 새로운 학교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올해 6월 새 건물이 완공되고 나면, 9월 새 학기부터 린다는 안전하고 책걸상 및 비품이 잘 갖추어진 교실에서 마음껏 공부하게 됩니다. 린다가 이곳에서 대통령의 꿈을 무럭무럭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린다의 친구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와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분이 함께 응원해주시겠어요?

글: 신은정(미디어팀) / 사진: T.Trench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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