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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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8-05 조회수 37835 |
아직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13살이고 전쟁을 피해 요르단에 왔어요. 아직 결혼하기는 너무 어리지만 아빠가 제가 강간이나 납치 당할 것을 염려해 결혼시켰어요. 지금 임신 1개월인데 유산할 위험이 크대요. 저는 아직 어리고 제 몸도 임신할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요.” 전쟁의 이면,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여자 아이들 마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 <결혼하기에는 너무 어리다(Too Young to Wed)>에 따르면 내전 이후 시리아 여자 아이들의 결혼이 크게 늘었습니다. 내전 이전에도 시리아에 조혼이 없었던 것은 아니어서 2011년 기준으로 시리아 내 18세 미만 여자 아이 중 13%가 결혼한 아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내전과 불안정한 피난생활은 더 많은 아이들을 결혼으로 내몰았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요르단에서 결혼식을 올린 시리아 난민 여성 중 12%가 18세 미만 여자 아이였지만 2012년에는 이 비율이 18%로, 2013년에는 25%까지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에 반해 18세 미만의 남자 아이의 결혼 비율은 이보다 훨씬 낮아(2011년 0.9%, 2012년 0.7%) 여자 아이들이 자신보다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실제 2012년 요르단에서 결혼한 시리아 여자아이 중 48%가 자신보다 10살 이상 나이가 많은 남자와 결혼했습니다. 조혼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주된 이유는 빈곤과 성폭력의 위험입니다. 시리아 난민들은 마하의 아버지처럼 성폭력의 위험을 피하려고 딸을 결혼시키기도 하고, 전쟁 이후 생계 수단을 잃은 가족이 ‘먹는 입’을 줄이기 위해 딸을 시집 보내기도 합니다. 결혼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러한 고육지책은 자칫 아이들을 또 다른 위험으로 내몰기도 합니다. 성폭력의 위험과 빈곤에 쫓겨 결혼을 진행하다 보니 상대의 인격이나 애정, 결혼에 대한 태도보다는 눈 앞에 보이는 경제적 능력으로 배우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여자 아이들이 결혼 이후 성 착취나 학대를 당할 위험이 커집니다. 또한 결혼한 여자 아이들은 온전히 가정을 돌보거나 임신·육아를 위해 학교를 그만 두라는 주변의 압력을 받게 되고, 실제 학업을 중단한 아이들도 많습니다. 이는 아이들에게서 교육의 기회를 빼앗는 것일 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들로부터 아이를 고립시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6개월 전 학교를 그만 두고 결혼한 림(가명, 15)은 학교에 가는 또래 아이들의 모습만 봐도 속이 상합니다. 변화의 시작, 조혼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은 요르단 자타리 난민캠프에서 아이들, 가족들과 함께 그룹 토의와 연극, 예술 활동을 통해 조혼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알리고 함께 해결책을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참여한 여자 아이들은 조혼의 문제를 난민캠프 밖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이 활동은 아이들의 생각만 바꾼 것이 아닙니다.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세이브더칠드런 종합활동센터의 직원이자 17살 여자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자다(가명) 씨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말합니다. 관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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