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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같은 결연아동을 만나러 떠난 아프리카 여행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4-09-22 조회수 8526



선물 같은 결연아동을 만나러 떠난 아프리카 여행 



지난 8월, 혼자 아프리카로 여행을 다녀온 용기 있는 여성 안혜지 씨. 그녀의 생애 첫 아프리카 여행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에티오피아에서 해외 결연을 맺고 있는 후원 아동 '카수'를 만났기 때문인데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프리카 여행 일정을 통틀어 가장 행복했다는 카수와의 만남과 해외 결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해외 아동 결연, 힘겨웠던 시간 가장 큰 힘이 되다

안혜지 씨와 카수의 특별한 인연은 지난 2012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생일을 맞이한 안혜지 씨는 스스로에게 뭔가 의미 있는 선물을 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선물은 바로 '나눔'. 해외 아동 결연을 스스로에게 주는 생일선물로 정한 안혜지 씨는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결연을 신청했고 그렇게 처음 에티오피아 소년 카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나라 에티오피아, 그곳에서 후원을 통해 맺어진 인연. 그런데 처음 11살 카수의 사진을 받은 안혜지 씨는 조금 당황했다고 하네요.
"처음 카수의 얼굴을 사진을 통해 봤는데 표정이 너무 어두운 거예요. 너무 어두워서 사실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해외 아동 결연은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결연을 시작할 당시 취업을 준비하던 인턴이던 안혜지 씨에게는 매달 빠져나가는 후원금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후원을 그만할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둡고 긴 터널 같았던 취업준비생 시기를 꿋꿋이 버텨나갈 수 있게 해준 사람이 바로 카수였습니다.
"취업준비를 하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경제적으로도 힘드니까 후원을 끊을까 생각도 하고...그때마다 카수 사진을 보면서 '아, 내가 빨리 돈을 벌어야지. 이런 생각하면 안되지' 했던거 같아요. 그래서 카수가 제게는 무척 특별해요."

지난 2년간 꾸준히 주고받은 편지 역시 안혜지 씨에게는 단순한 결연 아동과의 서신이 아니라 힘든 순간마다 자신을 잡아주는 응원의 메시지였습니다.

"신기한 게 회사에서 일을 하고 되게 많이 지쳐있는 날 카수에게서 편지가 와 있어요. 그러면 기분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다음날 답장을 쓰고 이런 식이에요. 제가 지금은 서울에서 지내고 있지만 원래 대구에서 살아서 카수가 보낸 편지가 대구 집으로 가요. 그러면 엄마가 항상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시죠.
예전에 한 번 카수가 집이랑 나무를 그린 그림을 보내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날이 제가 유난히 힘든 날이었거든요. 편지를 보고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이번에 보낸 편지에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받은 사랑을 나누고 싶다' 라고 썼더라구요. 편지를 보면서 '카수가 예쁘게 자라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멀리 떨어져있지만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 안혜지 씨와 카수. 결연을 시작하고 1년 만에 다시 받은 사진 속 카수의 얼굴은 놀랄 만큼 환해져 있었습니다. 안혜지 씨는 그런 카수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서 그 동안 해보고 싶었던 아프리카 여행을 떠날 여유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안혜지 씨는 망설임 없이 세이브더칠드런에 결연 아동 방문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7월 20일, 드디어 카수를 향한 여정이 시작됐습니다.



내 이름을 불러준 카수

비행기로만 거의 하루를 거쳐 도착한 탄자니아에서 육로로 케냐로 이동해 8월 1일 에티오피아에 도착하는 긴 여정이었습니다. 안혜지 씨는 여행하는 내내 '카수를 만나면 어떻게 인사를 해야하지' 생각했습니다. 카수를 만나기로 한 8월 4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세이브더칠드런 현지 직원을 만나 카수가 살고 있는 서부 쇼와 지역 긴치타운까지 다시 차로 4시간을 달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년간 힘들 때마다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카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카수를 만났어요. 아이들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보니 현지 직원이 '카수를 찾아보세요' 라고 하더라구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어요. 좋아서 숨이 막힐 정도였어요. 제 영어이름이 '안나' 라서 카수에게 '나 안나야' 라고 인사를 했는데 카수가 '혜지' 라고 이름을 불러주더라구요. 저 그때 진짜 감동받았어요. 왜냐하면 제가 그 동안 편지에 계속 '혜지' 라고 썼었거든요. 근데 제 이름이 외국인들이 발음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안나' 라는 영어 이름을 쓰는 거구요. 런데 제 이름 ‘혜지’를 불러주기 위해서 카수가 연습을 한 것 같았어요."




직접 만난 카수는 조금 수줍어했지만 카메라 앞에서 서슴없이 포즈를 짓는 활발한 아이였습니다. 여러 단계를 거쳐 통역을 하느라 대화에 시간이 걸렸지만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안혜지 씨는 카수를 만나기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했습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어색할까 게임도구도 챙기고, 축구를 좋아하는 카수에게 선물하기 위해 아디스아바바에서 축구공도 샀습니다. 카수는 물론 마을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게임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다 보니 금세 시간이 흘러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함께 있었던 시간이 몇 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안혜지 씨는 이상하게 눈물이 났습니다.

"저희가 갈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카수가 눈물을 약간 글썽이는 것 같았어요. 인사하고 한 번 안아주었는데 저도 눈물이 글썽거리더라구요. 헤어질 때 그 느낌을 말로 표현할 수는 없는데...기억에 많이 남아요."




직접 만나고 나서 카수와 훨씬 더 까워진 느낌이 든다는 안혜지 씨는 카수가 클 때까지 계속 후원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가족과 함께 꼭 다시 카수를 만나러 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중에 꼭 다시 카수를 만나러 갈 거예요. 저희 가족이 모두 카수를 알고 있는데 특히 엄마가 카수를 많이 좋아하세요. 엄마한테 나중에 카수 만나러 같이 가자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같이 가자고 하셨어요."



나와 결연 아동, 지역 사회 모두에게 행복한 선물 – 해외 아동 결연

안혜지 씨는 휴대전화 메인 화면과 메신저 프로필 사진도 카수 사진으로 해 놓았을 만큼 카수에 대한 사랑이 대단한데요, 삶에서 카수가 어떤 의미인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잠시 생각하던 안혜지 씨는 '선물' 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신차리고 싶을 때마다 카수 사진을 봐요. 그러면 힘이 나요. 늘 선물 받는 기분이에요. 카수의 편지를 받을 때도 선물 받는 것 같고요. 사실 제가 후원을 시작한 것도 저에게 주는 선물이었잖아요. 그래서 카수는 나에게 '선물' 이다!"




안혜지 씨가 혈혈단신 아프리카 여행을 결심할 수 있었던 건 전 세계를 누비는 그녀 특유의 용기와 경험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연 아동 카수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해외 결연은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과 마음을 나누고 성장을 지켜보며 새로운 힘을 얻는 따뜻한 교류임을 안혜지 씨는 직접 느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혜지 씨의 해외 결연 후원금은 카수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특정 아동을 지목해 그 아동만이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아동이 살고 있는 지역 사회 전반을 변화시키고 아동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소중한 후원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수가 살고 있는 에티오피아 서부 쇼와 지역은 학교와 보건 시설과 같은 사회 복지 기반이나 교통시설, 통신망 등이 열악한 농촌 지역으로 이 지역 아이들은 계속되는 가뭄과 환경 오염, 식수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세이브더칠드런은 해외 결연 후원금을 통해 영유아기 발달 프로그램 및 기초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교 보건과 영양, 청소년기 발달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아동과 학교, 교사, 지역 사회 전반의 변화를 함께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에 더해 카수에게는 해외 결연으로 맺어진 안혜지 씨의 마음과 응원까지 전달되고 있는 거지요.



카수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까지 가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혜지 씨도 앞으로 관심이 많은 중남미학을 좀 더 깊이 공부해 볼 생각이라고 하는데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카수와 안혜지 씨 모두 서로에게 위안과 힘이 되며 각자의 꿈을 이뤄나가길 세이브더칠드런이 응원합니다!


 신은정 | 사진 안혜지 제공





마음을 나누고 성장을 지켜보며 새로운 힘을 얻는 따뜻한 교류,
해외 아동 결연 후원에 참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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