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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이 앗아간 배움의 기회 ①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4-10-01 조회수 10446



시리아 내전이 앗아간 배움의 기회 ①



“어느 아이나 붙잡고 물어보세요. 종류별로 무기 이름을 줄줄이 댈 수 있을 거예요. 아이들은 수업 내용보다도 무기를 더 잘 알아요.” (하난, 시리아 교사)

내전 4년 째. 학교 등록률이 100%에 가깝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도 90%가 넘던 시리아였지만 이제는 280만 명의 학령기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합니다. 전 세계 21위였던 학교 등록률은 이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습니다. 교육은 국가의 상황을 가늠하는 기준만이 아닙니다. 내전이 끝나면 무너졌던 사회를 재건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고 와해되었던 공동체를 묶어줄 삶의 양식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육은 아이들의 행복과 건강한 성장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이며 모든 아이들이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시리아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2013년 10월 각국 정부와 UN 산하 국제기구, 세이브더칠드런과 월드비전 등 NGO가 손잡고 교육지원 활동 ‘노 로스트 제너레이션(No Lost Generation Initiative)’을 시작했습니다. 이 활동이 시작한 지 1년을 앞두고 세이브더칠드런은 시리아 북부 지역의 아이들과 요르단, 레바논, 터키 등 주변 국가에 있는 시리아 난민 아이들의 학업 상황을 살피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보고서 <위협 받는 미래(Futures under Threat)>를 발간했습니다. 여기에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시리아 내외에서 만난 아이들과 부모, 교사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들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시리아 내전이 앗아간 배움의 기회’ 2편으로 나누어 전해드립니다.



학교 가는 길, 오늘은 무사할까?


“잔해 속에서 자신의 과제물이나 그림을 찾기 시작했어요”
- 무너진 학교의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

물함(26) 씨는 내전 중인 지난 4년 동안에도 아이들을 가르쳐 온 교사입니다. 최근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원하고 그가 일했던 학교가 공격을 받아 거의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물함 씨는 시리아의 학교 현장 이야기를 들려주었지만 우리는 그 이야기를 끝까지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가 절반 정도 진행되었을 때 대피 경보가 울렸기 때문입니다.




“내전이 시작한 이후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 교사나 학생 모두 항상 두려움을 느낀다는 점이에요. 늘 위험이 산재하니까요. 고학년 아이들조차 교문 앞까지 부모님과 등교해서는 부모 손을 차마 놓지 못해 교실로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경우가 많아요. 근처에서 무슨 큰 소리만 나도 아이들이 도망칠 때도 있고요. 집조차 안전하지 않으니 아이들이 어디 가서 안전함을 느끼겠어요?
안전 문제 때문에 수업이 취소되고 학교가 쉬는 일이 항상 있었어요. 저 역시 오랜 시간 애써 준비한 수업을 취소해야 할 때가 많아요. 심리적으로도 불안하죠. 이런 환경에서는 교사나 학생 모두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없어요.

최근 제가 가르치던 학교가 공격을 받아 아주 심각하게 무너졌어요. 다행히 공격이 있기 2시간 전에 아이들이 모두 하교했고 저 역시 15분 전에 퇴근했죠. 공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학교를 확인하러 왔다가 너무 큰 충격을 받았어요. 무척 힘들었어요.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죠. 학교는 이런 위기 속에 사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지원이에요. 소식을 듣고 학교를 찾은 학생들도 많았어요. 어떤 아이들은 울기 시작했고 몇몇은 잔해 속을 헤집고 자신의 과제물이나 그림을 찾기 시작했어요. 정말 가슴 아픈 순간이었죠.”


이 학교만이 아닙니다. 시리아에서는 최소 3,465곳의 학교가 공격을 당해 무너지거나 일부 손상되었습니다. 피란민들이 임시 거주하는 1,000여 곳과 군사 목적으로 점령 당한 곳까지 포함하면 전국 학교의 18% 이상이 더 이상 학교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만이 아닙니다. 거리나 시장 등 주민들의 생활 공간까지 폭발성 무기가 사용되면서,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길마저 위협 받고 있습니다.

내전이 4년째로 접어들면서 교육 인정 절차와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문제 또한 발생하고 있습니다. 15살 사마르 역시 그런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을 준비해 온 학생인데 입학 시험을 치르려면 저희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로 가야 해요. 그곳에 가려면 사방팔방에서 공격을 하는 길목을 지나야만 해요. 시험만 아니라 시험 보러 가는 길에 죽을까 봐 걱정이에요.”

다행히 이 같이 열악한 상황에도 배움을 포기하지 않고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렵사리 교실 안에 앉은 아이들에게조차 배움은 쉽지 않습니다.



무너진 일상,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 아이들


“우리 아들은 반에서도 가장 똑똑한 아이 중 한 명이었어요. 그런데 아이 아빠가 붙잡히고 난 이후 아이가 학교를 여러 번 옮겨야 했어요. 이제 아이는 공부를 썩 잘 하지 못해요. 그 모든 일이 아이에게 너무 버거웠거든요.” (10살 나젬의 어머니)
안전 때문에 살던 집을 떠난 사람들이 시리아 내에만 640만 명이 넘습니다. 집을 떠나면서 아이들은 학교를 옮기거나 그만 둡니다. 나젬처럼 한 차례 피란을 갔지만 그곳도 안전하지 않아 반복적으로 사는 곳을 옮기면서 학교를 여러 번 그만 두는 아이들도 상당 수입니다.



새 학교에 들어가 새 선생님, 새 친구들, 다른 학사 과정에 적응하는 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학교를 그만 두는 횟수가 많을 수록, 학교에 나가지 않은 기간이 길수록 아이들이 학업을 마치지 않을 위험이 커집니다. 여기다 분쟁과 피란, 이에 따른 생활 수준의 저하 등은 아이들에게 큰 불안과 스트레스를 가져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만난 347명의 아이들 중 29%는 악몽을 주기적으로 꾸고 42%는 자주 슬픔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학생 320명이 참여한 또 다른 조사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거의’ 또는 ‘전혀’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에 들어와 있더라도 무엇을 배울 정신적 여유가 부족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일수록 아이들에게 학교는 더욱 필요합니다. 일상이 무너지고 낯선 환경에 둘러싸인 아이들이 학교에 나와 친구들과 함께 교육 받을 수 없다면 고립과 사회정서적 스트레스라는 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시리아의 학령기 아이들 280만 명이 이러한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국제 기구와 현지 NGO 등 파트너들과 함께 시리아 내외에서, 때로는 위험을 무릅쓰며 시리아 아이들에게 교육을 지원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많은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다시 배움의 기쁨을 얻고 아이답게 살 수 있도록 각국 정부와 유엔, 국제사회, 그리고 이들을 움직일 시민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 이 글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은 신변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표기되었습니다.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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