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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정원이의 특별했던 돌잡이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5-03-05 조회수 7450


5살 정원이의 특별했던 돌잡이 



태어나 처음으로 맞이하는 생일 첫돌. 첫돌의 하이라이트는 나중에 아이가 자라 어떤 사람이 될지 가늠해본다는 '돌잡이'인데요. 이 돌잡이에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요? 공부 잘 하는 사람이 된다는 연필일까요, 부자가 된다는 돈일까요, 아니면 요즘 돌잡이에 빠지지 않는다는 마이크나 판사봉일까요? 


올해 5살, 정원이는 연필도 돈도 아닌 지구 반대편 아이의 손을 잡았습니다. 정원이네는 세이브더칠드런의 '나눔첫돌잔치'로 돌잔치를 대신한 첫 번째 가족입니다. 내 아이의 미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내 아이처럼 귀한 다른 생명의 미래도 함께 생각한 정원이의 부모님은 당시에는 생소했던 나눔첫돌잔치를 통해 정원이 손에 지구 반대편 아이의 손을 쥐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5살이 된 정원이는 어떤 모습으로 자랐을까요? 정원이의 아버지 김익현 씨가 세이브더칠드런으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밝고 씩씩한 사랑스러운 딸, 정원이 


안녕하세요. 정원이 아빠입니다. 저희는 엄마, 아빠, 정원이 이렇게 단란한 세 식구입니다. 정원이는 올해 5살입니다. 작년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데 붙임성이 좋아 모든 사람들과 쉽게 친해집니다. 말을 배우면서 자기표현도 그럴듯하게 하고요, 특히 요즘은 영어공부에 관심이 많습니다. 길을 가다 고양이를 보면 “Cat”이라고 말하고 자동차가 빨리 지나가면 “Careful” 이라고 말합니다. 저와 아내는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특히 저는 야근이 많아 평일에 정원이와 놀아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전 오후는 엄마, 아빠와 있지 못하지만 그래도 정원이는 항상 밝고 씩씩한 아이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정원이의 첫 번째 생일. 가장 의미 있는 선물 '나눔' 


저희는 정원이의 첫 번째 생일에 가장 의미 있는 것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나눔'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어려서 그 의미를 잘 모르지만 자라면서 남에게 베풀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돌잔치 대신 세이브더칠드런의 '나눔첫돌잔치'를 선택했습니다. 




당시에는 돌잔치 대신 기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희가 나눔첫돌잔치를 할 때 40대 중후반 선배님들은 상당히 힘들어하셨습니다. 방식이 익숙치 않아 정원이 선물을 따로 보내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래도 감사하게도 부모님, 주변 친구들 등등 많은 분들이 저희의 좋은 취지를 알고 기부에 참여해주셨고 정원이의 첫 생일을 축하해주셨습니다. 그때 남겨주신 댓글들 하나하나 정말 소중합니다. 요즘도 가끔 정원이랑 정원이 돌방에 들어가서 사진도 보고 축하 댓글을 읽어주곤 하는데요, 정원이도 기분 좋아합니다. 




정원이의 삶에 스며든 '나눔'  


저는 항상 정원이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정원아! 넌 '나눔'의 아이콘이야." 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정원이는 "나눔이 뭐야?" 라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나눔첫돌잔치를 보여주면서 정원이의 특별한 돌잔치를 이야기해줍니다. 아직 자세하게 모두 이해하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보면서 항상 방긋 웃습니다. 


나눔첫돌잔치 이후에도 해마다 돌아오는 정원이의 생일이나 가족들의 생일 때 정원이의 나눔첫돌방을 다시 보게 됩니다. 그때 자연스럽게 '나눔'을 이야기하게 되는데요, 저희 부부는 정원이가 똑똑하고 공부 잘하며 자라는 것도 좋지만 남을 생각할 줄 알고 어려운 사람을 대변할 수 있는 정의롭고 정이 많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행히 정원이는 조금씩 그런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정원이에게 꿈을 물어보니 '토마토'가 되고 싶다고 하더군요. 왜 토마토가 되고 싶냐고 물으니 엄마랑 친한 친구 민재가 토마토를 좋아해서랍니다. 한참을 웃었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나눔첫돌잔치'란 


저희가 생각하는 나눔첫돌잔치는 정원이에 대한 아빠와 엄마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전에도 작은 기부에 참여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딸의 특별한 돌잔치를 통해 기부와 나눔에 대해서 더 깊게 배운 것 같습니다. 정원이의 나눔첫돌잔치가 얼마나 세상을 따뜻하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시작과 작지만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분명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데 큰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원이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사실 항상 많이 놀아주고 함께 해주어야 하는데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 사이에서 안타깝고 미안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항상 씩씩하고 밝게 자라주는 딸을 보며 항상 감사합니다. 


"정원아! 아빠가 3년 전 정원이의 나눔첫돌잔치때도 했던 말처럼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 따뜻하고 의리 있는 친구로, 지금처럼만 자라주었으면 좋겠어. 사랑해 딸!" 



김익현, 신은정(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김정원 나눔첫돌방, 김익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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