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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위해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5-06-30 조회수 5367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 교육 총괄책임자 데이비드 스키너 인터뷰



교육계 최대 국제회의인 인천 세계교육포럼이 2030년까지 ‘모두를 위한 평등하고 질 높은 교육’ 실현을 약속하고 5월 21일 막을 내렸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교육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데이비드 스키너 씨도 ‘모두를 위한 교육’ 실현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분쟁, 재해 지역에서의 교육권 실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사흘간의 공식 일정을 마친 그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를 찾아 인도적위기 지역 아이들이 겪고 있는 교육권 박탈의 현실과 이를 되찾아주기 위한 노력을 전했습니다. 열정적인 손짓과 목소리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던 그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스키너 씨가 ‘교육’과 인연을 맺은 건 세이브더칠드런이 첫 글로벌 캠페인으로 분쟁영향지역 아동 교육 지원 ‘미래를 다시 쓰자(Rewrite the Future)’를 시작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4년간 총괄책임자로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끈 그는 이후 주요 분쟁지역인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사업장을 거쳐 2014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의 전 세계 교육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꼬박 10년을 아동의 교육권 증진을 위해 일한 그는 분쟁과 재해 등 어떤 상황에서도 교육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Q. 인천 세계교육포럼에서 약속한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요?


2030년 이 목표가 실현된다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배움의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아이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누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게 되는 것이지요.


교육은 그 자체로 중요한 권리예요. 모든 아이들이 누려야 하는 것이지요. 배움의 기회를 잃는다는 건 아이들이 전 생애에 걸쳐 선택권을 박탈당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요. 교육을 받지 못한 어머니에게 태어난 아이들은 건강하게 나고 자랄 기회가 줄어들고, 학교 밖의 아이들은 성인이 돼도 직업을 갖기 어려워 빈곤층에 머물기 쉽죠.



Q. ‘모두를 위한 교육’은 1990년 이후 전 세계 교육계의 주요 과제였습니다.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요?


지난 15년간은 더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목표로 일해 왔어요. 덕분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동의 수가 2000년 1억 명에서 2012년 5800만 명으로 줄어드는 등 커다란 진전을 이뤘지요. 하지만 놓친 것도 적지 않아요. 우선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즉 교육의 질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못 썼지요. 이번 세계교육포럼에서 ‘양질의 교육’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에요.


지금까지는 비교적 학교에 보내기 쉬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문제예요. 아직도 학교 밖에 있는 5800만 명을 등교시키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과제가 될 거예요. 이들은 주로 분쟁과 자연재해를 겪고 있거나 소수민족, 장애인 등 가장 어려운 여건, 가장 차별받는 상황에 처해 있는 아이들이거든요.


특히 분쟁이나 자연재해 등 재난이 가장 큰 걸림돌이에요. 실제로 학교 밖 아이 5800만 명 중 절반 이상이 분쟁과 재해 지역 아이들이기도 하고요. ‘모두를 위한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 아이들의 교육을 챙기는 데 온 역량을 집중해야 해요.




Q. 재난재해 현장에서의 교육권 보장이 시급할 것 같은데요. 실제 아이들이 처한 상황은 어떤가요?


아프가니스탄 남부에 우르즈간 주라는 곳이 있어요.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곳이지요. 그곳 여성 중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0.7%에 불과해요. 여성 누구도 학교에 간 적이 없다는 뜻이에요. 학교가 너무 멀고 가는 길이 위험하고 선생님들이 모두 남자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딸을 학교에 보내기 꺼려하거든요.


그래서 세이브더칠드런은 마을 주민의 집에 공간을 마련하고 동네 주민을 선생님으로 삼아 비정규 교육과정을 마련했어요. 이곳을 통해 소녀들이 난생 처음 글을 읽고 셈을 할 수 있게 되었죠. 수천 년간 이어져온 관습이 바뀐 거예요. 가히 혁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우르즈간 주는 불과 2개월 전에 세이브더칠드런 직원 5명이 살해됐을 정도로 위험한 곳이지만 바로 이런 변화와 보람 때문에 직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고 있는 것이지요.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에서는 2013년 말부터 이 지역을 휩쓴 에볼라 바이러스로 모든 학교가 문을 닫았어요. 아이들에게 길게는 1년이 통째로 사라져버린 거예요. 세이브더칠드런은 하루 아침에 배움을 잃어버린 이 아이들을 위해 라디오 교육방송을 실시하고 교재를 배급해 교육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왔어요.



Q. 얼마 전 대지진이 발생한 네팔에서도 많은 학교가 붕괴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만 해도 네팔은 교육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국가였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의 ‘미래를 다시 쓰자’ 캠페인을 통해 학교에서 무력을 포함한 모든 폭력, 차별과 학대를 몰아내는 활동도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었고요. 지진으로 교육이 다시 후퇴했다는게 무엇보다 가슴 아픕니다.


두 차례 강진으로 학교 약 5000곳이 무너졌어요.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동이 100만 명에 달하고요. 숫자를 떠나서 재난이 불러온 공포와 슬픔이 아이들의 삶에 미칠 영향이 더 걱정이에요. 어느 학교를 가도 부모님과 가족, 친구를 잃고 슬픔에 잠긴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어요. 무너진 학교를 다시 짓는 건 오히려 쉬운 일이에요. 아이들이 심리적·정서적 충격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시급해요.



Q. 그래서 더욱 교육이 필요한 것인가요?


맞아요. 아이들이 재난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요. 2004년 쓰나미 직후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만난 교장선생님께 얼마 만에 다시 학교를 열었느냐고 물어봤더니 3일 만이라고 했어요. 학교는 쓰나미에 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말이에요. 비록 학교는 없지만 매일 아이들을 불러 모아 재난 전과 다름없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함으로써 가족도, 친구도, 집도 잃은 아이들에게 삶의 견고한 틀 하나를 잡아주는 거죠. 전과 다름없이 매일 아침 학교에 모여 무엇인가를 배우면서 일상을 되찾고 다시 살아가야 할 의미도 갖게 되는 거예요.


지역사회를 재건하고 다음에 올 위기와 재난에 대비하는 데에도 교육이 큰 역할을 해요. 학교와 같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맡아줄 곳이 없다면 재건 과정은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지겠지요.


학교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잠재된 가능성을 키우고 사회적으로 성장해가는 곳이기도 해요. 때문에 지금 4년 넘게 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에서 한 세대가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고 있는 현실을 예삿일로 넘겨서는 안 돼요. 이 아이들의 교육을 계속 외면한다면 시리아에 평화가 찾아온다고 해도 나라를 재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거예요. 교육 없이는 무너진 국가를 다시 세울 지식도, 와해된 공동체를 하나로 묶을 전통과 규범도 지킬 수 없거든요. 이것이 세이브더칠드런이 분쟁지역에서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교육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기금 마련과 전문가 육성이 필요해요. 무엇보다 이번 세계교육포럼을 이끈 한국정부를 포함해 전 세계가 ‘어떤 상황에서도 교육을 지속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요.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에서 분쟁과 빈곤, 사회적 악습으로 소외된 아프리카 여자 아이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스쿨미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을 비롯해 전 세계 세이브더칠드런은 분쟁, 재난 상황에서도 모든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여러분께서도 관심과 동참을 통해 아이들의 교육을 함께 지지해 주세요.



 박영의(커뮤니케이션부)





분쟁과 재난으로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아이들이
다시 배움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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