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하단바로가기
열기
HOME > 기관안내 > 세이브더칠드런이야기 > 나눔이야기

기관안내

후원하기

나눔이야기

글조회
그리스, 유럽을 꿈꾸는 중동 난민들의 '기다림의 땅' 되다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5-08-18 조회수 6729



그리스, 유럽을 꿈꾸는 중동 난민들의 '기다림의 땅' 되다



그리스와 터키를 잇는 아름다운 바다, 에게 해 (Aegean Sea).

6000여 개가 넘는 섬들이 있는 에게 해는 오랫동안 전세계인들에게 손꼽히는 휴양지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이곳이 최근 중동 난민들의 유럽행 관문이 되고 있습니다.


올 초부터 7월까지 그리스로 몰려든 난민은 13만 7600여 명. 지난해보다 7.5배나 늘어났습니다.

올해 지중해를 거쳐 이탈리아 등으로 건너간 난민 9만 5000여 명 보다 훨씬 많은 숫자입니다.


북아프리카와 이탈리아를 잇는 지중해 경로가 리비아의 내전 상황이 악화되면서 위험해졌기 때문입니다.



난민들이 그리스로 향하는 이유는 단 하나.

그리스에서 정식 난민 등록을 하고 체류 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유럽에 입국하기 위해서입니다.


국경을 몇차례나 넘어 터키 북부에 다다른 난민들은 좁디좁은 고무보트에 몸을 싣고 에게 해를 건넙니다.


특히 터키에서 뱃길로 3마일, 약 4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그리스의 코스(Kos) 섬은 난민들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레스보스(Lesvos) 섬과 키오스(Chios) 섬 역시 난민들의 주요 목적지가 되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가 고작 9만 명인 레스보스(Lesvos) 섬에 올해 초부터 몰려든 난민은 무려 2만 5000여 명이나 됩니다.



난민들은 대부분 모국의 전쟁과 가난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유럽 행을 결정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올해 그리스로 건너온 난민 10명 가운데 8명은 시리아 (62%), 혹은 아프가니스탄 (21%) 사람들입니다.


특히 그리스를 찾은 시리아 난민의 수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올해 남부 유럽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은 5만 3500여 명. 이 가운데 4만 5000여 명이 그리스로 향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400명 보다 7배 넘게 늘어난 셈입니다.






열 다섯 살 사미도 시리아에 가족을 두고 홀로 떠나왔습니다.



“여기 온 첫날 절벽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어요. 경찰이 병원에 데려가 줘서 다행히 깁스는 했지만 약은 받을 수 없었어요. 처방전이 있어도 약국에 가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난민들은 절대 임시 캠프를 떠나면 안된대요. 다리가 너무 아파서 밤에는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어요.


이 매트리스를 보세요. 더럽고 고약한 냄새도 나요. 이렇게 사는 건 사는 게 아니죠.

이곳에는 식량도, 물도 충분치 않은데 저는 부러진 다리가 너무 아파서 그조차도 받으러 갈 수가 없어요.


배도 너무 고파요. 어제 아침에 음식을 받은 이후로 줄곧 굶고 있어요.

오늘도 식량을 기다리고는 있지만 나눠주는 빵은 너무 오래된 나머지 딱딱해서 먹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저는 운이 좋은 편이에요. 다친 덕분에 천막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천막에 자리라도 하나 얻으려면 같은 처지인 난민들끼리도 싸워야 해요. 다른 사람들은 그냥 길이나 나무 밑에서 살아요.



지금으로서는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언제 아테네로 갈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어요.


저는 가족들을 모두 유럽으로 데려가기 위해서 저 혼자 여기까지 왔어요.

어떻게든 독일로 가서 시리아에 있는 가족들을 모두 데려올 거예요.

독일에 가면 평화롭게 살 수 있고 학교도 다시 다닐 수 있어요. 독일에서 학교에 다닐 날이 너무 기대돼요.


어제는 집을 떠나고 처음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했어요. 엄마는 제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속 우셨어요.

누구도 제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배를 타고 안전하게 바다를 건넜는지 아니면 익사했는지 알 수 없었을 거예요.

어떻게 알겠어요, 누구도 말을 해주지 않는데...”





그나마 체류 허가증을 받을 수 있는 난민들은 운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

시리아 난민들은 연장이 가능한 6개월 임시 거주권을 받을 수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 온 난민들에게는 고작 한 달 밖에 체류 허가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허가가 끝나는 1개월 후에는 강제 추방을 당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들 대부분은 체류 허가증이 나올 때까지 길거리에서 자거나 버려진 호텔 건물에서 생활합니다.

섬 곳곳에 있는 버려진 호텔 건물은 이제 비공식 난민 캠프나 다름없게 됐습니다.

이곳에서 난민들은 방과 로비, 복도 등 어디든 가리지 않고 더러운 매트리스를 깔고 잠을 자야 합니다.

전기도, 화장실도, 그 밖의 어떤 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난민들은 하루에 겨우 한끼를 때우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도망쳐 온 열 다섯살 니아즈를 만난 것은 코스 섬의 버려진 옛 호텔 건물에서였습니다.


니아즈는 매일 오후 호텔 복도에 붙는 유엔난민기구가 발표한 경찰에 정식 등록된 난민 리스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애타게 찾고 있었습니다. 몇 번을 꼼꼼하게 확인했지만 목록 어디에서도 니아즈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왔어요. 부모님과 쌍둥이 여동생을 두고 혼자 떠나왔죠.


그리스까지 무사히 도착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하지만 가족들이 걱정돼요. 집을 떠난 후 연락이 끊겼어요. 가족들이 지금 어디에 사는지도 알 수 없어요. 아직 아프가니스탄에 있는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갔는지, 혹시 가족 중 누군가 다치기라도 한 건 아닌지 아무것도 몰라요.




일단은 가족들과 연락이 닿을 때까지 기다려야죠. 빨리 허가증이 나와서 독일로 갈 수 만 있다면 모든 게 해결 될 것 같아요. 공부도 하고 영어도 배워서 호날두 같은 축구스타가 되고 싶어요.”



경제 위기로 사실상 국가 부도상태를 맞은 그리스 정부는 섬으로 밀려드는 난민들을 수용할 만한 장소도, 식량을 포함한 어떤 물품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 주민들이 중동 난민들을 지원하는 행위를 모두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비위생적인 환경과 굶주림, 마실 물 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언제 유럽 땅을 밟을 수 있을지, 난민들의 기약없는 기다림만이 섬 곳곳을 채우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7월 그리스 코스, 레스보스, 키오스 섬에 조사팀을 보내 그리스로 유입되는 난민들의 수와 이들의 수요를 파악했습니다.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그리스 내에서 5000여 개의 위생용품을 조달해 키오스 섬 임시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난민들에게 지급했습니다. 또한 아동보호, 식량, 거주지, 비식량물품 등의 분야를 나눠 체계적으로 난민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앞으로 수 주에 걸쳐 코스, 레스보스, 키오스 섬의 난민들에게 신생아용 기저귀, 비누, 위생용품 등의 비식량물자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나미 (커뮤니케이션부)


                       


목숨을 걸고 유럽으로 향하는 중동 난민들

여러분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게시글 윗글 아랫글
윗글 KBS <스카우트> 그 이후… 입사 6개월, 후원자접점센터 황혜선 씨
아랫글 중국 윈난성에서 온 메시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