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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이버와 만난 사람들 ②] 해외사업부 김지연 부장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6-02-22 조회수 5763



[영세이버와 만난 사람들 ②] 해외사업부 김지연 부장



그동안 사업소식 받아보시면서 이 사업을 이끄는 사람들은 누굴까? 이 사람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돕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세이브더칠드런 대학생 서포터즈 영세이버 6기가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의 숨은 주역들을 만났습니다.





해외사업부 김지연 부장





Q. 해외사업부는 무슨 일을 하나요? 

교육, 아동보호, 인도적지원(긴급구호) 분야에서 개발도상국의 아동을 위한 사업을 합니다. 어느 국가에서 어떤 사업을 할 지 결정하고, 대상지역을 모니터링하고 지원하면서 사업을 관리합니다.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후원자와 소통하는 것도 해외사업부의 역할이죠.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현지 전문 인력들이 사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또 현장에서 가지고 있지 못한 전문성을 우리가 제공하고 현장에서 놓치는 문제들을 찾아 개선하도록 합니다. 


Q. 해외사업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일할 때 어떤 성향, 경험, 자질을 갖추면 유리한가요?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말이에요. 그저 봉사활동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요하는 일이거든요. 특히 공감능력이 중요해요. 그러면서도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겠죠. 체력이 강하고 적응력이 뛰어나면 유리해요. 사업장이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비포장도로로 네다섯 시간 이상 차를 타고 이동하는 일이 많아서 멀미를 안 하면 좋고요. 물론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Q. 해외사업부 직원들은 모두 한 번씩은 현장에 파견되나요?

현장에 파견돼 1년 이상 상주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대부분 출장이 많아요. 담당자가 사업을 이해해야 사업관리를 할 수 있잖아요. 사업을 이해하려면 현장을 알아야 해서 우리 직무에서 출장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에요. 


Q. 현장 파견이나 출장을 갈 때 별도 교육이나 준비해야 할 부분이 있나요?

출장 전에 (여행자) 보험을 들고, 신변안전 e-Learning 과정도 이수합니다. 예를 들어, ‘차를 타고 가다가 괴한이 나타나서 차를 세웠을 때 어떻게 할 것 인가’와 같은 상황별 대처 방법을 배우는 거죠. 현장에 가면 제일 먼저 안전수칙 교육(Security briefing) 담당자로부터 의무적으로 안내를 받아요. 한 가지 예를 들면, 안전 수칙 중에 ‘해가 떨어지면 이동하지 않는다’도 있어요. 해가 지면 정말 깜깜해져요. 현장에서 직원들이 가장 많이 죽는 원인이 차 사고예요. 그만큼 길이 안 좋아요. 그래서 해가 지기 전까지 숙소든 미팅 포인트로 이동을 완료하고 함부로 밖에 나가지 않는 게 원칙이에요. 그 밖에 분쟁 영향지역인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예멘과 같은 곳은 직원들이 일하기 어려운 곳이죠. 직원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된다면 사업을 보류하고 추이를 지켜봐요. 무리하게 일하다가 사업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게 되면 사명을 실천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요. 길게 보는 거죠.


Q. 가장 깊숙이 가 본 출장지는 어디인가요?

방글라데시였어요. 그때가 우기였는데 어느 지점부터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어요. 물만 빠지면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인데 비가 오면 고립되는 지역이었죠. 그래서 그 지역을 사업 후보 지역으로 삼은 것이기도 했고요. 지금은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사업 이전에는 깨끗한 면도칼 하나 없어서 산모가 죽는 경우도 있었어요. 깨끗하지 않은 칼날로 탯줄을 자르면 감염될 수 있거든요. 우리가 나눠주는 보건 키트에는 깨끗한 면도칼, 명주실, 비닐장갑이 들었어요. ‘겨우 그거’라고 할 수 있지만 ‘바로 그게’ 사람을 살릴 수 있어요. 반나절을 뱃사공이 긴 노를 저어 움직이는 나룻배를 타고 들어갔어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비가 오면 고립이 되지만 그 속에서도 삶은 지속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거든요. 만약 ‘내가 여기에서 여자로 태어났다면 아기를 낳다가 죽을 수도 있었겠다, 열다섯 살에 시집을 갈 수도 있었겠다,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하고 이들의 삶에 나를 대입해보기도 했고요.




Q. 사업 모니터링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2016년 서울에 사는 사람의 시각으로 사업 현장을 바라보는 것을 경계해야 해요. 화장실 개선 사업은 여아가 교육을 지속하는데 필수적입니다. 여학생들이 학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학교에 화장실이 없거나 있더라도 시설이 낙후되어 있으나 마나 한 경우예요. 아프리카의 한 교육사업장에서 화장실 개보수를 진행했는데, 현장 모니터링을 가보니, 화장실이 자물쇠로 잠겨 있고, 선생님께 허락을 맡아야 사용할 수 있대요.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화장실과 물 공급 문제 등이 맞물려, 학교 선생님들이 내린 결정이었죠. 하지만 학생들이 쉽게 사용할 수 없고, 시설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은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확인된 사항은 다음 사업 계획시 반영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출장의 중요한 목적입니다.  





현지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들을 모니터링 과정에서 발견해서 개선한 사례도 많아요. 인도네시아 아체뜽아 지역에 현대건설과 함께 식수개선사업을 했어요. 학교에 수돗가를 만들었는데 수도꼭지 높이가 높아서 물을 틀면 옷이 다 젖었어요. 그래서 사업장에 종교, 문화적으로 이렇게 만든 이유가 있는 지 물었는데 아니래요. 수도꼭지에 고무호스를 끼우면 어떨까요? 아니면 손 씻는 높이에 개수대 같은 걸 만들면 어때요? 금새 우리 의견을 반영했고, 돈도 많이 안 들었어요. 그 지역에는 개수대가 없어서 지역 주민들은 물 튀는 게 문제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거죠. 




Q. 이 일을 하시는데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 뭐라고 표현 할 수 없는 감동과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은연 중에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아이가 스스로를 믿고 꿈을 키워가기를 바라는 후원자님들의 마음을 전달하려고 해요. 서울 사무실에서 바쁘게 일하다 보면 내가 무엇을 위해, 무엇 때문에 일을 하는지 종종 잊어버리기 쉬운데요. 출장을 다녀오고 나면 그 아이들의 눈빛이 오랫동안 생각나요. 언덕길을 올라갈 때 누군가 뒤에서 조금만 밀어주면 한결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듯이 우리가 그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Q. 해외사업부에서 일하시면서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우리 사업을 통해 아동의 삶에 변화를 가져온 경우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경우에 특히 보람을 느낍니다. 노동을 하는 아동들이 있는 방글라데시 다카 슬럼 지역에서 아동친화공간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어요. 그곳에서 하루에 한두 시간이라도 아이들이 물도 마시고 노래도 배우고 글자도 배울 수 있게 됐죠. 아이들 얼굴에서 잠깐이지만 행복한 모습을 봤어요.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각각 꿈이 있는데, 후원자님의 후원금으로 이런 걸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껴요. 또 인근 홍등가 지역 아동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학교 설립을 지원하고 교육사업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대부분 엄마의 직업을 대물림하게 되는데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교육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사업이에요.

 



Q.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가 지원하는 국가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각 국가만의 특별한 수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올해 인도적지원(긴급구호) 지역까지 합해 20개 국가를 지원했어요. 같은 국가 내에서도 지역마다 아이들이 처한 환경이 다 다릅니다. 해당 국가가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필요로 하는 사업이 다르죠. 인간개발지수*로 예를 들자면, 서아프리카에 있는 니제르는 지난 수년간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국가에요. 이처럼 사회 전 부분에 걸쳐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나라에서는 거의 모든 분야의 사업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당장 배가 고픈데 교육이 잘 이루어질 리 없고 그러다 보면 사회적 발달이 이루어질 수 없죠. 그러면서도 우리가 모든 것을 영원히 도와주는 게 아니라 그들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전략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인간개발지수(HDI, human development index)는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이 매년 문자 해독률과 평균수명, 국민소득 등을 토대로 각 나라의 인간다운 생활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개발한 복합적 지표입니다.


Q. 글로벌국제녹색성장연구소(GGGI)에서 3년 전에 세이브더칠드런으로 돌아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밖에서 보는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떤 모습인가요?

세이브더칠드런은 마을, 지역사회, 정부에 걸쳐 각 단계의 사업참여자와 함께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바로 그 점이 다른 단체와 비교하여 현장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NGO활동으로 마을과 지역단위의 변화를 일궈낸다 해도 근본적으로 국가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기 쉽거든요. 사업과 옹호활동을 효과적으로 함께 진행하는 것도 세이브더칠드런 사업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여러 단체의 직원분들과 얘기를 나눠 보면 공통적으로 듣는 이야기가 '세이브더칠드런은 지향하는 가치를 쉽게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는 기관'이라는 점이에요. 긴급구호 상황이 발생하면 중복 지원을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UN을 비롯하여, 현장에서 지원을 담당하는 여러 단체들이 모여 인도적지원(긴급구호) 클러스터 내에서 활동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중 교육분야의 공동 리드로 유니세프와 함께 NGO로서는 유일하게 세이브더칠드런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Q. 긴급구호 상황은 지난 4월 일어난 네팔 지진과 같이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를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요?

아동긴급구호기금(CEF)을 비축해뒀다가 긴급구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지원합니다. 기관 웹사이트를 보면 후원자님들께서 상시 긴급구호아동기금을 지원하실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구호활동을 최대한 빠른 시기에 펼쳐서 단 한 명이라도 더 구하고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평상시에 준비하고 있는 겁니다. ‘재해가 발생한 첫날 현장에 지원되는 천 원이 열흘 째 되는 날 1억 규모의 구조작업을 벌이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른 일들도 그렇겠지만, 타이밍의 중요성이 특히 적용되는 분야가 인도적지원(긴급구호)입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자연재해, 정치적 분쟁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기근, 가뭄, 홍수 등과 같은 재해대응에도 긴급구호기금은 큰 도움이 돼요. 에티오피아 가뭄 같은 경우도 해마다 반복되고 악화되는 상황이라 대중의 관심을 받기 어렵습니다. 단순한 가뭄의 문제를 떠나, 가족 붕괴, 아동 노동, 국내 난민화 등으로 나날이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Q. 긴급구호 상황에서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아까 말씀 드린 클러스터에서 정해져요. 교육, 보건, 영양, 거처(Shelter), 비식량물품 지원 등 구호 영역이 있는데요. 특정 영역을 통째로 어느 한 단체가 전담하기 보다는 지역과 수혜자가 서로 중복되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클러스터에서 결정하죠.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에서는 해외사업부가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신속히 파악하고, 커뮤니케이션부에서는 현 상황을 어떻게 대중에게 알릴지, 마케팅부서는 이러한 정보를 이용해 어떻게 모금을 할지 결정합니다.






Q. 재해 복구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 지역사회를 돕나요?

네팔이 좋은 예에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긴급구호아동기금으로 재해 복구를 위한 일정 기금을 지원했어요. 그리고 나서 추가로 네팔 지진 피해 지역 아이들을 위한 모금을 했죠. 이렇게 모인 기금으로 우리는 긴급재난 상황에서의 교육(Education in Emergency)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아무리 힘든 상황일지라도 아이들이 학교를 계속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 아이들의 바람은 재난의 종류, 국가, 종교, 인종을 막론하고 다 같은 것 같아요. 한국의 지원금이 교육사업에 쓰이도록 요청해서 무너진 학교를 복구하거나 다시 짓고, 교사를 양성하고, 교재를 만드는 일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재난위험경감(Disaster Risk Reduction)이라고 해서 평상시에 재난을 감소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은 학교를 중심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켜요. 만약에 어떤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익히고, 자기 자신 뿐 아니라 옆에 있는 친구 혹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겁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집에 가서 “엄마, 오늘 학교에서 비가 많이 와서 물이 차면 비상물품으로 어떤 것을 준비해서 어디로 빨리 대피해야 한다고 배웠어” 라고 이야기하죠. 그래서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거에요. 효과는 대단해요. 학생들이 마을 지도를 가져다 놓고 사고위험 요소를 표시하는 것을 봤는데, 스리랑카의 한 학교에서는 코끼리를 그렸더라고요. 그 학생에게 물어보니까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코끼리가 나타날 수 있는 곳이고, 만약에 나타난다면 사람이 죽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선생님께 배웠다고 했어요.




Q. 앞으로 해외사업부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 알려주세요.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아동이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어떠한 종류의 폭력에도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세이브더칠드런의 포부(Ambition)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16~18년 전략을 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업방향과 세부 목표도 세웠습니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갈 예정이에요.





영세이버, 인터뷰에 참여해보니 어땠나요?


영세이버6기 김지연

(부장님께서) 우연히 저와 이름이 같으세요. 그래서 그런지 더욱 친근하게 대해주셨어요. 회원국으로 참여하는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모습과 역할을 새롭게 알게됐고요. 세이브더칠드런에 대한 국제적 인식이 좋다는 부분에서 영세이버로서 자부심이 느껴졌어요. 인도적지원(긴급구호)시 클러스터로 다른 NGO들과 지원 영역을 분담해서 활동한다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해외사업에 평소 관심이 많았는데 체력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멀미를 잘해서 조금 걱정이지만요(웃음).




인터뷰 김지연(영세이버)  사진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_  김하윤(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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