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이는 필수! 별자리 관측대도!” - 정선 지역아동센터 워크숍에서 설계도 그린 아이들 |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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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3-03 조회수 5236 |
[현장이야기 6] “방방이는 필수! 별자리 관측대도!” ―정선 지역아동센터 워크숍에서 설계도 그린 아이들 지난 2015년, 세이브더칠드런이 정선, 영월 등 농촌지역 아동과 어른 180명을 인터뷰했을 때 가장 필요한 것으로 아이들은 ‘놀 곳’, 어른들은 ‘아이들을 돌봐줄 곳’을 꼽았습니다. 맞벌이 부모나 조손가정이 많고, 친구 집도 도시와 달리 멀고 다른 아동복지 시설도 부족해, 방과 후 친구들과 만나 안전하게 놀 장소가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 증산초등학교 바로 앞을 트럭들이 내달리는 큰 도로가 가로지르고, 마을까지 가는 길이 꽤 멀고 험합니다.
지역 사전답사도 여러 차례 진행했습니다. ‘제대로 지어야겠다’는 결심이 더 확고해졌습니다. 지난 2월 9일 정선군 산골마을, 드디어 증산초등학교 4~6학년 아이들 26명이 올망졸망 모인 워크숍도 열렸습니다. 건축아카데미 대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설계도도 그리고, ‘이런 아동센터 원해요’ 발표도 합니다. 방과 후 불편한 점이 뭐예요? 그럼 방과 후엔 어디로 가요? ▲ 건축아카데미 대학생 언니오빠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서로 의논하고, 또 발표하는 즐거운 워크숍. 처음으로 설계도를 그려봅니다. 오늘 워크숍에서 우리 아이들은 대단했습니다. 기대보다 훨씬 멋지게 설계도도 척척 그려내고, ‘1순위는 무조건 방방이’(트램펄린)라는 걸 일치단결로 보여줬으며(이건 다른 지역에선 없던 일이라고 합니다), 건축가 선생님들도 ‘이런 건 생각 못했다’며 놀라워했던 다채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들을 쏟아냈습니다.
▲ “이 워크숍 최초로 건물을 디자인한 학생이 나왔어요. 3층짜리 건물이 구체화되어 있어요.”라는 평을 들은 최윤희(증산초 4) 학생 설계도. 워크숍 마무리 시간, 모둠별로 아이들이 직접 대표작을 발표했습니다. 모두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웃고 박수치며 듣습니다. 김시원 건축가는 아이들의 설계도를 찬찬히 보며 재밌게 평가도 해주셨습니다. ▲ 도서관, 실내배드민턴장. 실내휴식터엔 유리천창. 게다가 휴대폰 충전소, 소화기, 비상구, 내진설계까지! 정승민 학생(아래사진 맨 오른쪽)의 설계도 발표 장면. 정승민(증산초 5) 학생의 설계도도 주목받았습니다. 창문이 돋보이는 도서관, 비 올 때를 대비한 실내배드민턴장. 실내휴식터엔 유리천창. 게다가 휴대폰 충전소, 소화기, 비상구, 내진설계까지. 초등학생 맞나요? 전다영(증산초 5) 학생의 설계도엔 특별한 것이 몇 개나 나옵니다. 소곤소곤 이야기방, 계속 놀면 배고플 수 있으니 수영장 옆에 이어진 식당, 밤엔 별자리 관측대로 가서 반짝이는 밤하늘 별도 친구들과 같이 볼 수 있습니다. ▲ 노란색으로 표현된 책방, 붉은색으로 칠한 새는 불사조.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준 김진혁 학생 설계도. 김진혁(증산초 4) 학생의 설계도도 눈에 띕니다. 노란색을 칠해 햇빛이 잘 들어야 하는 책방을 표현했고, 놀다가 공부하고, 배고프면 갈 수 있게 옆에는 식당, 마당에는 나무, 꽃, 새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왜 새가 붉은색이에요?”란 물음에 “새가 다치면 죽을 수 있으니까 불사조로... 그래서 붉은색을 칠했어요.”라고 합니다. 새가 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빛과 평면을 동시에 고려한 표현력이 놀랍습니다. 모두 짝짝짝 박수를 쳤습니다. 건축가 선생님도 “피카소 같은 학생입니다. 그런데 (설계도를 보면) 놀다가 다시 노는 곳으로 또 갑니다.” 설명하셔서 다시 모두 웃었어요. 예술혼으로 가득 찬 전승연(증산초 4) 학생은, 특히 “미술관, 미술실이 있어서 미술작품을 보면서 감상하면 좋겠어요.”라고 했습니다. 예술품을 평소에도 보고 싶다는 마음에 선생님들도 음, 감탄했습니다. 그 외에도 비밀상담실, 이동동선과 계단까지 아이들이 생각해내고 그린 것도 놀라웠습니다. ▲ 마음껏 파란색, 녹색으로 수영장도 칠하고, 이야기방도 만들고, 신나는 시간이 끝나갑니다. 기념사진 찰칵! 새로 생길 아동센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여기저기서 온갖 답이 쏟아집니다. 뒤편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던 학부모 차주명 님도 “센터 서명에도 참여했고, 지역 관심이 아주 커요. 여기가 도로도 많고 치안도 나빠서 정말 아이들에게 안전하지 않아요. 애들 놀 수 있는 곳이 너무 없어서 안전한 곳에서 놀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도서관이 꼭 생겼으면 해요. 뭣보다 단면도를 애들이 척척 그려내서 정말 놀랐습니다.” 소감을 밝혔습니다. 건축가 선생님들도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아주 재밌었고,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현지 요건 고려해서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할게요. 소중한 의견이었습니다.” ▲ 모둠별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모든 설계도마다 놀이시설이 가득! 건축가 선생님들은 “놀이시설을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하셨습니다. 사실 아이들이 그려낸 건축 설계도는 가장 간절해서 가장 힘 있는 외침이었습니다. 글 이선희(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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