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변해야 소녀가 꿈을 키운다 |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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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3-07 조회수 6103 | |
마을이 변해야 소녀가 꿈을 키운다 ‘스쿨미 2기’의 도전, 주민 참여 성평등 교육과 효과 평가 도구 개발 아프리카 여자아이들 학교 보내기 캠페인 ‘스쿨미’가 2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학교만 지으면 눈에 띄고 좋을 텐데, 뭔가 골치 아픈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1기인 2012년부터 2016년 2월까지 코트디부아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우간다에 학교 29곳을 세웠습니다. 아이들 목소리를 듣고 맞춤 지원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걸로는 부족하답니다. 여자아이들이 진짜 학교에 다니려면, 진짜 자신이 남자아이들만큼 소중한 존재라고 느끼려면, 지역 사회, 부모님, 학교 선생님 생각이 바뀌어야 했습니다. 어떻게 바꾸고 어떻게 그 결과를 측정할까요? 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업에 몰두하는 걸까요? 2016년부터 3년간 계속되는 스쿨미 2기의 도전입니다. 시에라리온 120개 주민 클럽, ‘성평등’ 메신저로
지난 2월22일 시에라리온 워터루와 포그너 지역 아버지, 어머니 38명이 모였습니다. 스쿨미가 벌이는 지역사회 ‘핵심그룹’ 성평등 수업 이틀째입니다. 스쿨미는 30개 커뮤니티에 120개 아버지, 어머니, 아동, 학교운영위원회 클럽을 만들었습니다. 각 클럽에서 4명씩 ‘핵심그룹’이 됐습니다. 이웃들에게 자신이 배운 걸 전할 ‘젠더 챔피언’ 메신저들입니다. “오렌지를 팔면 학교 다닐 수 있다고 해서 열심히 팔았는데, 결국 조혼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부모님들은 자신이 여자라서 남자라서 겪었던 일들을 토로했습니다. “여자아이가 뭐가 더 힘드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대별로 하루 동안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하는 일을 꼼꼼하게 써 보는 작업을 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여자아이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물을 긷고 데우고 아침을 차리고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밤 11시까지 집안일을 하는 반면 남자아이들은 자유 시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18살까지 몸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보호 받아야할 아동이라는 점도 배웠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장애물이 뭔지, 해결책이 뭔지, 체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현지 ‘스쿨미’ 스태프의 고백 한 마디로 성평등 탑재 작업인데, 세이브더칠드런 현지 직원부터 시작했습니다. 직원이 핵심그룹과 선생님들을, 그 핵심그룹이 이웃들을 바꿔 가는 거죠. 성평등 교육을 받은 프레데릭 하딩 세이브더칠드런 시에라리온 스태프는 쑥스러워합니다. “이 교육을 받고 저를 돌아보니 달리 보여요. 제가 조카 둘이 있는데 저녁에 들어와서 배가 고프면 여자 조카한테, 빵 사 오라고 시켜요. 아침에 여자 조카에게만 물 길어 제 세숫물을 준비하라고 하고요. 그게 잘못된 줄도 몰랐어요. 지금은 제가 직접 빵 사 오고 세숫물 덥혀요. 여자 조카가 그 시간에 공부하고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이요.” 세이브더칠드런 현지 ‘스쿨미’ 팀의 여성 비율을 확 늘렸습니다. 26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입니다. 프로젝트 전체를 관장하는 매니저도 여성을 뽑았습니다. 카리스마가 어마어마하다죠. ‘스쿨미’의 고민···하드웨어만으로는 안된다 이 작업, 성과만 보자고 들면 몸에 사리 생길지 모르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이걸 하는 까닭은 ‘스쿨미 1기’ 뒤 깊은 자기 성찰 때문입니다. 스쿨미의 목표, 남녀 고루 성평등 의식을 갖게 하고 초등교육 졸업률을 높이려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여자아이들은 학교에 딱 4시간 머물러요. 아무리 남녀가 평등하다고 배워도 학교 밖에만 나오면 딴 세상인 거예요. 아이들이 헷갈려 했어요.” “학교에 다녀도 선생님들이 성평등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여자애들에게 기회를 안 줘요.” “제가 스쿨미 직원인데 왜 여자아이들한테만 장학금을 주느냐고 하면 답을 못하겠어요.” 현지 스태프들이 본 현실입니다. 지역사회와 부모님, 학교 선생님, 또 스쿨미 현지 직원들 자신도 바뀌어야 했습니다.
눈에 안 보이는 변화, 어떻게 측정할까
60개 학교 4학년 아이들 1,413명과 보호자 1,413명이 설문 대상자입니다. 이들을 3년 동안 추적합니다. 절반은 스쿨미 프로젝트가 벌어지는 지역 아이들이고 다른 절반은 통제군입니다. 문해율, 산술능력 등 학습능력은 당연히 봅니다. “네가 힘들 때 도움을 구할 사람이 있니?”(사회적 능력) “네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개인적 능력) 등도 묻습니다. 학교, 지역사회, 집에서 학습 환경도 조사합니다. 이들을 모두 관통하는 게 양성평등입니다. 학교 학습 환경을 알아볼 때 이런 질문도 하는 겁니다. “최근 수업시간에 손을 몇 번 들었어? 선생님한테 몇 번 발표 기회를 얻었어?” 그 결과는 이랬습니다. 남자아이들은 평균 2.6번, 여자아이들은 3.3번 발표하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기회를 얻은 건 남자아이들이 3.3번, 여자아이들이 2.4번에 그쳤습니다. 주민이 직접 만드는 변화
글 김소민(커뮤니케이션부), 김도화(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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