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이브더칠드런이 위기상황에 처한 아동을 돕는 두 가지 방법 |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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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2-01 조회수 4764 |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진•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무력 분쟁과 내전. 수많은 위기 상황에서 아동의 삶은 가장 먼저 위험에 처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동들을 물리적이고 신체적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을 돕는 초기 단계에서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것 외에도 아동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돕는 다각적인 아동보호 활동을 펼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위기에 처한 아동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게 두 가지 특별한 방법을 활용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아이들은 성인과 다르게 반응하거나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연령대별로 필요로 하는 도움과 그 방식도 다릅니다. 특히, 아동의 성장 정도나 보호자와의 감정적 애착 정도 같은 것들에 따라서 어떤 방식은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 위기현장에서 아동을 도우려 PFA를 사용하는 방법(영상) 그 첫 번째 방법은 ‘심리적 응급처치(Psychological First Aid: 이하 PFA)’입니다. PFA를 활용하는 직원은 위기상황에 놓인 아동을 보고(Look), 아동의 이야기를 듣고(Listen),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연결하는(Link) 과정으로 아이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고 심리적 상처나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위기상황 초기에 아주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지원방법입니다. ▲ 이라크 콰이야라에 난민아동을 위해 개소한 아동친화공간 또 다른 방법은 ‘아동친화공간(Child Friendly Space: 이하 CFS)’입니다. 아이들에게 놀고, 배우고, 스스로를 표현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CFS는 특히 괴로운 경험을 한 아이들에게 알맞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계획되어 운영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이브더칠드런은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로힝야 아동을 돕는 41개의 CFS를 비롯해 수많은 CF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의 미유키 씨(왼쪽), 세이브더칠드런 독일에서 일했던 카이 씨(오른쪽) PFA와 CFS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의 미유키 아카사카(Miyuki Akasaka: 이하 미유키) 씨와 세이브더칠드런 독일에서 일했던 카이 야마구치(Kai Yamaguchi: 이하 카이) 씨를 모셨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들어오기 전 유아 교사로 일했던 미유키 씨는 2012년부터 SC 일본에서 아동보호 전문가로서 동일본대지진 등 다수의 인도적지원 현장에서 아동보호 활동을 펼쳤고 다수의 PFA 강의와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카이 씨는 UN 등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프리랜서로 인도적지원 현장에서 14년간 아동보호 활동 경력이 있으며 작년 7월까지 SC 독일에서 역량강화 전문가로 활동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떻게 PFA와 CFS를 활용할까요? 현장에서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두 아동보호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심리적 응급처치(PFA)와 아동친화공간(CFS)이 무엇인가요? 카이 PFA는 곤궁에 빠진 아이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게 돕는 기술(Skill Set)이에요. PFA를 통해 우리는 아이들이 보내는 위험 신호들을 찾고,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고, 필요한 도움을 확실히 받을 수 있게 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아동을 보고(Look), 이야기를 듣고(Listen), 적절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장소나 사람에게 연결하는(Link) 방법이 기본적인 PFA 방법 중 하나입니다. PFA는 간단히 말하면 문제를 처음에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동을 돕는 아주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라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은 언제 PFA와 CFS를 도입했나요? 카이 PFA 매뉴얼은 2013년에 출간되어 처음으로 PFA 훈련이 있었습니다. CFS는 PFA보다 훨씬 오래된 개념으로 2009년에 CFS에 대한 매뉴얼이 작성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런 방법들을 왜 사용하죠? 미유키 한마디로 답하자면, 세이브더칠드런이 위기 상황에서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돕는데 PFA와 CFS가 필요합니다. PFA를 제공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요? 위기 상황에서 아이들은 어떤 위험신호를 보내나요? 카이 위기 상황에서 아동은 물론이고 보호자들도 위험 신호를 보냅니다. 주저함이나 우는 것, 공격성을 보이는 것, 불안이나 분노 등이 모두 위험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행동에 있어서 퇴보하는 것, 그러니까 아동의 경우 원래 잘 하던 것들을 평소보다 못하는 것들 또한 위험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명백한 신호들 말고 미묘하고 감지하기 어려운 위험 신호도 있기 때문에 PFA 방법을 배우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FS는 어떻게 생겼나요? CFS에는 어떤 프로그램이나 물품들이 있나요? 미유키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은 여태까지 두 번 재난 상황 이후 CFS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2016년 지진 이후에, 저희는 대피처로 지정된 초등학교에 CFS를 열었습니다. 학교 교실에서 CFS를 열 수도 있었지만, 상황이 변해 바깥에 CFS를 열어야만 했습니다. CFS에서 아이들은 자유롭게 놀 수도 있고 놀이 프로그램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지진이 일어난 직후라 각종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은 마음껏 종이접기도 하고 레고를 가지고 놀았죠. 야외에 CFS를 설치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줄넘기를 하고 놀거나 저희 직원들과 공을 가지고 놀기도 했습니다.
CFS를 여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세이브더칠드런이 CFS 개소를 준비하는 모습. 왼쪽이 일본, 오른쪽이 독일. 미유키 처음 CFS를 열었을 때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이 CFS를 연다는 걸 사람들이 잘 몰랐어요. 이 점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죠. 그러나 여러 번의 경험으로 아이들과 함께 CFS를 알리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재난지역에 CFS를 열면 당연히 모든 아이가 그 사실을 알진 못해요. 그래서 우리는 CFS를 준비하며 찾아온 아이들에게 대피소를 다니며 다른 아이들에게 마음껏 놀 수 있는 CFS를 연다는 사실을 전해달라고 부탁해요. 아이들이 CFS에 오면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미유키 지난 2016년, 지진이 있고 난 뒤 CFS를 열자 아이들이 찾아와서 노는데 정말 신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42명의 아이가 몰려와서 놀면 얼마나 시끌벅적할지 상상이 가실 거예요. 그렇게 놀기 시작해서 한 2시간 정도 지났나? 갑자기 정적이 흐른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 많은 아이들이 모두 집중해서 놀고 있었던 거죠. 어린아이뿐 아니라 중학생도 매트 위에서 레고를 가지고 놀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그 순간이 많이 기억나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CFS를 열거나 PFA를 제공하면서 있었던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면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미유키 먼저 제가 PFA를 잘 활용했던 순간을 말씀드릴게요. 마찬가지로 세이브더칠드런이 진도 7.0 지진이 온 뒤, 여진이 계속해서 오고 있는 마을에 CFS를 열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저는 CFS를 꾸린 뒤 아이들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5살쯤 되는 소년이 나이 많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구석에 가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 아동들과 함께 놀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직원과 자원봉사자들 카이 저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실제로 급박한 위기 상황에 있는 아이들과 직접 만나 일하는 상황은 별로 없었지만, 곤경에 처한 아이들과 함께 일하는 수많은 사람과 함께 일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저는 특히 CFS에서 PFA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가르쳤습니다. 미유키 마지막으로 CFS를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일을 말씀드릴게요. 이것도 2016년 구마모토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는 당시 현장에 찾아가 CFS를 열었는데 한 모녀가 CFS가 닫는 시간에 찾아왔습니다. 어머니는 CFS를 닫는 것을 보고 아쉬워하며 “이렇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미처 몰랐다”고 말했죠. 저는 그래서 내일 아침 9시에 다시 연다고 답했고 어머니는 내일 다시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색종이를 아이에게 건네며 “가지고 놀 수 있게 이 색종이를 줄까?”하고 물어보자 그 어머니는 감사하다며 아이에게 “OO야, 이 색종이 가지고 놀고 오늘 밤에 푹 잘 수 있겠다, 그지?”라고 말했습니다. 몇 장의 색종이 만으로 한 소녀의 기분이 훨씬 나아진 것입니다. CFS를 운영하며 참으로 잊지 못할 순간이었습니다. ■ 최근 지진 등 한국 내에서도 재난피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국내에서 재난이 일어났을 때 피해 상황에 있는 아이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심리적 응급처치(PF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아동친화공간(CFS)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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