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하면 엄마는 나를 때려도 되나? 체벌반대 동화책을 낸 조제, 이효 작가 |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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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7-04 조회수 7508 |
내가 잘못하면 엄마는 나를 때려도 되나? - 체벌반대 동화책을 낸 조제, 이효 작가 작년 11월, 세이브더칠드런의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이야기’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한 동화작가가 정서적 폭력을 다룬 동화를 쓰고 싶다고, 관련 책을 추천받고자 합니다. 강연자였던 김지은 평론가는 그런 책이 없으니 직접 쓰시면 될 것 같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6개월 뒤, 가정 내 체벌반대 그림책 <엄마가 나를 때렸어>가 크라우드펀딩 커뮤니티인 텀블벅에 나와 모금 목표액 200%를 훌쩍 넘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체벌근절 인문학 강연이 씨앗이 되어 그림책이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에 동화작가 조제 씨와 일러스트레이터 이효 씨를 만나고 왔습니다. ▲ 두 사람이 같이 작업한 체벌반대 그림책 <엄마가 나를 때렸어>를 들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이효 씨(왼쪽)와 동화작가 조제 씨(오른쪽). 두 분이 함께 작업하신 그림책 <엄마가 나를 때렸어>가 텀블벅에서 초과달성하셨더라고요! 축하합니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조제 정말 기뻐요. 하루 만에 100% 달성하고 200%도 넘고 보니 사람들이 체벌반대에 조금씩 관심을 갖고 있구나 싶었어요. 이효 ‘체벌’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이 생긴 지 얼마 안 됐잖아요. 부모님 세대는 그저그런 반응인데 2~30대는 반응이 좋아요. 체벌이라는 폭력의 순간에 느꼈던 감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데 활자가, 그림이 됐다는 게 마음 아프게 공감간다고 하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요? 조제 어떤 분이 어릴 때 체벌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이 프로젝트를 보자마자 후원한다며 메시지를 주시고 펀딩을 많이 해주셨어요. 또 SNS에서 학원 선생님이라고 밝힌 분이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가 체벌을 심하게 받는 아이라서 책이 나오면 꼭 사고 싶다고도 하셨죠. 동화책 기획하실 때 어떤 점을 신경쓰셨나요? 조제 매를 맞는 아이를 화자로 독백 형식으로 그렸어요. 아프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마음을 솔직하고 생생하게 나타내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학대에 대해서는 많이 아는데 체벌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사랑의 매는 없다, 일상적으로 때리는 것, 감정적 체벌도 폭력이라는 걸 다루고 싶었어요. 이효 아이가 상처받은 모습, 상처주는 사람의 모습을 콩테, 잉크 같은 재료를 써서 흑백 위주로 거친 질감으로 나타냈어요. 아이의 감정 표현은 밝은 색채를 많이 쓰고 수채화로 번지는 느낌을 사용해서 대조되게 표현했어요. 직접적인 표현은 피하고 추상적이고 직관적으로 감정을 담아내고자 했죠. 아이가 맞았을 때 자기 잘못을 깨닫는 게 아니라 공포심에 사로잡힌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어요. 평소 체벌이나 아동양육 쪽에 관심이 있으셨어요? 조제 저는 어릴 적 학대를 받고 자랐고 그 상처가 많이 아파서 아동양육, 아동권리, 학대 등에 관심이 많아요. 요즘 아이들이 저처럼 아프지는 않았으면 하고, 어린 시절에 상처받았던 어른들을 위로해주고 싶었어요. 제가 쓴 책들은 제 어린 시절 상처가 바탕이 됐어요. <엄마 아빠 재판소>는 부모님이 많이 싸워서 받은 상처, <엄마가 나를 때렸어>도 어릴 때 엄마에게 맞은 상처가 아파서 썼어요. 제 자신을 위로하고자 솔직하게 썼는데 제 글을 보고 사람들이 위로를 받더라고요. 저에게는 선물 같은 일이죠. 이효 저도 평소 상처와 회복에 대한 테마로 작업을 많이 하는데요. 인권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고요. 특히 아동권리의 경우,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어서 마음이 더 가요. 이 아이들이 자라서 또 우리 세대가 될 거니까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해요. ▲ 조제 작가가 참가한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 이야기' 강연. 체벌근절 강연은 어떻게 신청하셨어요? 또 두 분은 어떻게 함께 작업하게 되셨어요? 조제 김지은 평론가를 좋아해서 트위터 팔로잉하고 있었는데 강연정보를 올려주셨어요. 마침 제가 관심 있는 주제라서 신청했죠. 정서적 폭력, 체벌에 대해 쓰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질의응답 시간에 책을 추천받으려고 했어요. 근데 그런 책은 아직 없다고 하셔서 그럼 내가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트위터에 (동화) 초안 글을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요’ 눌러주시며 공감해주시더라고요. 이렇게 좋아해주는데 책으로 만들까 해서 만들게 된 거죠. 이효 조제 작가님이 동화책 기획하고 있다고 트윗하셔서 알게 됐는데 굉장히 좋은 시도라고 생각했어요. 작화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제가 함께하고 싶다고 했죠. 동화책 수익금 절반을 세이브더칠드런에 후원하신다고요. 조제 체벌이 나쁘다는 걸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이 체벌반대 캠페인도 하고 있고, 보호받지 못하는 국내아동을 돕는 한 아이 캠페인도 진행하잖아요. 이효 작가님도 흔쾌히 후원하는 데 동의해주셨고요. 이효 동화책 탄생 계기가 세이브더칠드런 강연이었고 세이브더칠드런이 체벌방지 활동에 대한 노하우가 있으니 더 널리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얼리버드로 펀딩하신 분들께 <세이브더칠드런 체벌근절 Q&A> 소책자를 나눠드렸는데, 두 책이 함께 배포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책 크기도 소책자와 비슷하게 만들었어요. ▲ 체벌반대 동화책 <엄마가 나를 때렸어> 본문 일부. 엄마에게 감정적 체벌을 당하는 아이의 시점에서 이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이 동화책을 읽었으면 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조제 첫 번째로는 교육 관계자분들이 아이들과 같이 이 책을 읽고 이야기하면 좋겠어요. 두 번째는 아이들에게 너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고, 세 번째는 어린 시절 상처가 있는 분들이 읽고 그 상처가 치유됐으면 했고요. 마지막은 부모님들이 봤으면 하는데 내용이 직접적이어서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잘 모르겠네요. 어른들이 아이의 마음을 잘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아이가 자라서 성공하는 것보다 행복한 어른이 될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어요. 동화작가 조제가 추천하는 체벌 관련 도서 1. 앨리스 밀러 <사랑의 매는 없다> 어릴 적 체벌이 아이들에게 얼마나큰 심리적 상처를 남기는지를 알 수 있다. 2 앨리스 밀러 <폭력의 기억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 카프카, 버지니아 울프 등 어린 시절 체벌과 폭력을 겪은 유명인들이 어른이 되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말해준다. 3 사카다 노리코 <아이들의 노래> 일본의 아동상담소에 일하는 아동복지사가 주인공으로, 다양한 아동학대사례를 담담하게 만화로 소개한다. *<엄마가 나를 때렸어>는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모금 목표액을 초과달성하며 6월에 성공적으로 종료됐습니다. 펀딩 기간 동안 구매된 동화책은 구매자에게 7월 24일 일괄 발송됩니다. 체벌반대 동화책 <엄마가 나를 때렸어> 본문 일부. 엄마에게 감정적 체벌을 당하는 아이의 시점에서 이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글 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김하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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