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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목소리를 듣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안젤라 아렌츠 이사장 인터뷰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23-12-29 조회수 2193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116개 국가에서 아동의 권리를 지키는 국제아동권리 NGO입니다.👼


무려 2만 5천 명의 직원들이 오직 아동권리 하나만 바라보며 일하고 있죠. 여러분은 이 규모가 상상이 가시나요? 사실 세이브더칠드런에 소속된 직원이자 후원자로서도 체감이 어려운 규모입니다. 이토록 큰 조직이 이만큼이나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요. 이쯤 되면 세이브더칠드런을 이끄는 리더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올해 한국을 방문한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의 이사장 안젤라 아렌츠 DBE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창립한 지 100년이 넘은 NGO의 수장은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일까요? 전 세계 세이브더칠드런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의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Part1.

기업가에서 NGO 이사장이 되다


안젤라 아렌츠는 테크나 패션 매거진을 통해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화려한 이력을 가진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테크 기업 애플에서 리테일 부문의 수석 부사장으로 역임했고, 패션 브랜드 버버리의 CEO를 맡아 더 젊고 더 감각적인 브랜드를 만드는데 기여했죠. 35년 이상 글로벌 기업에서 종횡무진한 그가 지난 2020년,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이사장으로 임명됩니다.


기업인으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취약 계층 아동의 권리를 지키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혁신을 이끈 안젤라. 그의 인터뷰를 통해 ESG에 대한 기업 관점의 인사이트와 경영 철학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평생을 이익 창출이 목표인 기업인으로 살아온 그가 세이브더칠드런에 발을 들여놓게 된 건 우연이 아니었다고 해요.


어린 시절부터 ‘주어진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을 들으며 자라왔어요. 자연스럽게 기업에서도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이 더 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아마도 어린 시절의 영향이 컸을 거예요. 인디애나주에서 가장 큰 고아원이 집 근처에 있었거든요. 특히 명절 즈음이면 대가족의 품 안에서 제가 받은 사랑과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점이 굉장히 불공평하게 느껴졌어요.



어려서부터 사회의 부조리에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일까요? 안젤라는 기업에서 일하면서도 자신의 커리어가 먼 훗날 사회를 돕는데 쓰일 것을 알았대요. 구체적인 방식은 알 수 없었지만 큰 규모로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마음을 품은 거죠. 그렇게 쌓아온 경험이 연결돼 아동을 도울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마침 완벽한 타이밍에 제안을 줬어요. 당시 전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분쟁, 기후위기의 여파로 복합적인 상황을 직면했어요. 아동이 처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에서 쌓아온 그간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됐죠. 제게는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하는 지금이 어떤 소명과 같은 일이라고 느껴집니다.




  우크라니아 전쟁 직후 폴란드 크라쿠프 리셉션 센터에 방문한 안젤라 (오른쪽 첫번째)



사실 그는 세이브더칠드런과 일하기 이전부터 아동의 문제, 특히 교육에 큰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버버리와 애플에서 근무할 때도 독특한 행보를 이어왔죠. 버버리에서는 수익금의 1%를 아동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사용하는 버버리 재단을 만들었고, 애플에서 근무한 첫해에는 <투데이 앳 애플>이라는 매장 내 교육 경험을 설계했어요.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기술이 인문학과 결합될 때 우리의 심장이 노래한다’고 말했어요. 매장 직원은 손님에게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을 넘어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법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죠. 그의 말에 영감을 받아 아동을 위한 정규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었어요. AI 시대에 능숙하게 살아갈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기술을 애플과 함께 배울 수 있도록 말이죠. 


이처럼 교육을 통해 사람을 키우는 일에 관심을 가져온 아렌츠는 기업 경영에서도 '사람'에 집중합니다. 수익 창출이라는 목표에 집중하는 기업 환경에서도 일하는 주체가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어요. 그가 기업인으로 일하며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어떤 비즈니스든 ‘피플 비즈니스’라는 점을 기억해야해요. 사람은 더 높은 사명이나 목적을 위해 힘을 합칠 때 더 큰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고, 조직에 오래도록 기여합니다. 저는 직원들이 일을 통해 주위 사람들을 이끌고, 영감을 주고, 좋은 관계를 맺도록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했어요.


실제로 직원 개개인이 친구, 가족, 지역사회로 영향력을 키워가는 걸 목격할 때 가장 큰 기쁨을 느꼈다는 안젤라. 사람을 키우는 일에 집중한 그가 아동을 구하는 세이브더칠드런에 온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Part 2. 

창립자의 정신: 훌륭한 조직의 필수 요건


애플 부사장에서 퇴임한 그에게 러브콜을 건넨 기업이 많았을 터. 많은 선택지 중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하기로 했던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지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핵심가치’라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장 소외된 아동을 구한다는 창립자 애글렌타인 젭의 비전을 따라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 아동의 생존, 교육, 보호에 힘쓰는 기관입니다. 그의 눈에는 이런 점이 훌륭한 조직의 핵심 요소로 보였다고 합니다.


기업이 파는 것이 아이폰이든, 패션이든, 아동을 구하는 일이든 관계없이 훌륭한 조직이라면 어느 곳이든 핵심가치를 반드시 갖고 있어요. 창립자의 정신은 조직 구성원을 연결하는 강력한 지침이 되고 소속된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최고의 과업을 달성하도록 돕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세계적인 수준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이유이기도 하죠. 아동을 구하는 일에 열정을 가진 훌륭한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창립자인 애글렌타인 젭은 세계 최초로 아동권리선언문을 작성했고 이후 이 선언문은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 유엔의 전신)에 의해 “아동권리에 관한 제네바 선언”으로 채택됩니다. 아동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규정한 최초의 선언이었죠.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현대인의 삶에 큰 혁신을 일으켰다면 애글렌타인 젭은 아동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관점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아동을 보호하는 폴란드 바르샤바 아동친화공간에 방문한 안젤라




Part 3.

ESG 경영: 임팩트로 성과를 말하다  


시대는 변화하고 아동을 둘러싼 환경도 변했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권리라는 핵심가치를 구심점으로 삼아 나아가고 있습니다. 안젤라는 기업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이브더칠드런이 어떻게 기업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지 설명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같은 NGO는 기업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요소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서 ‘S’ 즉 사회를 담당합니다. 지금껏 많은 브랜드들이 환경적인 요소를 부각하기 위해 노력해왔죠. 하지만 고객들은 한발 앞서 기업이 사회적 투자를 하고 있는지 묻고, 더 나아가 결과를 요구하고 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은 환경적 임팩트와 소셜 임팩트를 동시에 추구하는 기관입니다. 소말리아 가뭄부터 파키스탄의 홍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는 아동과 지역사회에 서비스를 제공하죠.


안젤라는 세이브더칠드런이 116개국 이상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점을 들어 지구촌 어디에서 위기가 발생해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소개했습니다. 각 국가에서 아동권리라는 핵심 가치에 공감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젤라는 한국의 기업들에 이렇게 제안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이미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한국 기업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한다면 전 세계로 펼쳐지는 폭넓은 기반, 역사가 증명해주는 실적, 혁신적인 접근법을 레버리지하게 되는 셈이죠. 한국 기업들의 훌륭한 파트너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문제를 정의하고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임팩트를 만듭니다. 탄탄한 창립자의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아동권리를 향해 변함없이 나아가죠. 무엇보다 더 높은 사명과 목적을 이루고자 모인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매일 출근하면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을 리더의 말을 통해 들으니 새롭게 다가왔어요. 


안젤라와의 대화를 마치고 난 뒤 세이브더칠드런이 100년이 넘는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직원이자 후원자로서도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대화였는데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앞으로도 더 흥미롭고 유익한 소식 준비해볼게요! 



  커뮤니케이션부문 신지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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