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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가 된 세상을 다시 세우는 아이들의 힘 ①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5-06-25 조회수 4173



황무지가 된 세상을 다시 세우는 아이들의 힘 ①



“제가 이 도시를 재건할 수 있다면 가장 먼저 병원을 지을 거예요. 태풍에 쓰러지지 않는 안전한 집과 대피소도요.”

2013년 11월 초강력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을 강타한 직후 세이브더칠드런과 만난 롤렌(16)이 말했습니다. 태풍으로 살던 집과 마을을 잃었지만 롤렌은 슬픔에 주저앉는 대신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길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재난이 나기 전, 혹은 재난이 난 뒤, 앞으로 올 재난을 대비할 때도 아이들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너는 몰라도 된다’고 말하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른다고 불안감이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진심으로 바라고 정말 안심할 수 있는 길은 가족과 마을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이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지 아이들에게만 유익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시각으로는 볼 수 없었던 미흡한 점을 찾아내고, 재난의 기억을 교훈 삼아 다음 세대의 재난을 예방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아이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재난이 휩쓴 땅, 아이들이 쌓아올리는 미래 


아이들은 재난에 가장 취약한 존재이지만 변화의 주체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모든 국가의 재난관리 과정에 아이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지난 3월 일본에서 열린 세계재난위험경감총회에 청소년 대표로 참석한 캄보디아 여학생 이엔(20)이 재난에 처한 전 세계 아이들을 대변해 국제사회 정상들을 향해 힘 있는 목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9살이었던 지난 2003년 태풍이 불러온 전염병과 교육 중단의 위기 속에서도 아동위원회의 리더로 활동하며 마을지도를 그려 주민들에게 마을 내 위험지역과 대피로를 알리고 학교 교육과정에 재난위험경감(Disaster Risk Reduction) 교육을 포함할 것을 정책 결정자들에게 촉구하는 등 재난에 흔들리지 않는 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이엔. 당시의 경험을 통해 이엔이 배운 것은 재난은 얼마든지 대비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중심에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재난의 가장 가혹한 대가를 치르는 이는 아이들


지진과 홍수, 태풍, 가뭄과 같은 재해가 닥쳤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아이들입니다. 유엔은 재난의 영향을 받는 전체 인구 중 50~60%가 아동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따르면 2011년 한 해에만 100만 명에 달하는 아동이 재난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재난 속에서 아이들이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단지 살던 집을 잃거나 가재도구가 떠내려가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가족과 헤어지거나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일은 재난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부모님 대신 어린 동생을 돌보거나 생계를 돕기 위해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심각한 경우 아동 밀매의 위험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지난 4월과 5월 잇따른 강진이 덮친 네팔에서도 집을 잃은 아동이 32만 명, 긴급히 교육 지원이 필요한 아동이 95만 명, 영양실조 치료가 필요한 영유아가 8만 5000명에 이를 정도로 재난은 아동의 삶에 광범위하고도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소외되고 배제되는 아이들


재난의 가장 큰 피해자인 아이들은 또한 재난에서 가장 소외되고 배제되는 이들이기도 합니다. 2013년 11월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하이옌 피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이듬해 2월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보고서 <우리를 보고, 우리에게 묻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세요>에 따르면 아이들은 “태풍 경고 시스템은 아이들이 알아듣기 어려워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거대한 파도가 덮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아무것도 모른 채 불안에 떨어야 했던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세계재난위험경감총회에 일본 청소년 대표로 참석한 한 여학생 역시 “(2011년 대지진 이후) 어른들이 마을이 어떻게 되었는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아이들에게 충분히 알려주지 않거나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며 재난 이후 느껴야 했던 무기력함을 털어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이러한 현실과는 반대로 재난피해 지역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이 만난 많은 아이들은 재난을 대비하고 극복하는 과정에 아이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재난의 당사자인 아이들을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배제해서는 안 될뿐더러 아이들의 상황을 제일 잘 알고, 가장 나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이 역시 바로 아이들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태풍 하이옌 피해 지역에서 만난 한 필리핀 아동은 “어른들은 돈이 자신들을 도와주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 생각엔 교육이 최고의 해결책인 것 같아요. 우리 지역에 하이옌 같은 다른 태풍이 왔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요”라며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재난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전달하는 것은 다음 세대가 닥쳐올 재난을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의 중학교에서 재난위험경감교육을 맡고 있는 기무라 선생님은 “어른들은 과거의 사건을 쉽게 잊기 때문에 어른들을 교육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아이들에게 재난 대비 교육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그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지금 아이들과 함께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처럼 재난을 겪은 아이들의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일본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주요 재난 취약 국가에서 만화와 참여 활동 등 아동친화적으로 구성된 재난위험경감 교육을 시행하고 지역사회와 국가의 재난 복구 계획에 아동의 의견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는 등 재난 대비와 복구 전 과정에 아동의 취약성을 고려하고 아동의 참여를 더 많이 보장할 것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말합니다. 자신들은 재난의 희생자가 아니라 재난 속에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일원이라고. 그러니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우리가 살아갈 세계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 기회를 달라고 말입니다.


“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강해질 수 있어요”
- 일본 미야기현 히가시마츠시마시 나루세미라이 중학교 재난위험경감 교육 담당 미키오 기무라 선생님 


세이브더칠드런은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가 컸던 미야기현 히가시마츠시마시의 학교에서 만화로 구성된 재난위험경감 교육 교재를 배포하고 교사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6년 경력의 과학교사이자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교내 재난위험경감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기무라 선생님은 재난 대비 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충분히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Q. 재난위험경감 교육에 특별히 열의를 갖고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가르치던 아이 3명을 잃었어요. 그 이후 재난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활동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죠.


Q. 교내 재난위험경감 교육이 왜 필요한가요?

현재 초등학교 3~4학년인 아이들은 당시 너무 어렸기 때문에 대지진이나 쓰나미에 대한 기억을 점차 잃어가고 있어요. 아이들이 당시의 경험을 잊지 않도록 학교에서는 재난위험경감 교육을 강화하고 있어요. 이런 점에서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만화를 이용한 교육이 매우 유용해요. 재해 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그림이나 만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면서 아이들 스스로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거든요.


Q. 특히 아이들에게 재난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어른들을 교육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어른들은 과거의 사건을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거든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자녀들에게 ‘쓰나미가 와도 도망가지 않아도 돼’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어요. 오히려 지역사회의 일원이 될 아이들에게 재난 대비 교육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에요.


재난위험경감 교육을 통해 재난에 대비하는 법을 배운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거대한 재난을 만나도 다양한 위기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어요. 이 아이들의 세대에 큰 재난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재난에 대비해 쌓아온 지식과 기술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 위해서도 교육은 꼭 필요해요. 부모에게서 자녀로, 또 그 자녀로 이어질 수 있도록요. 아이들은 결코 약하지 않아요. 지진이 나도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주위를 돕고 자기 스스로를 지킬 힘을 가질 수 있어요. 지금 제대로 아이들을 교육한다면 다음 재난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겁니다.




  박영의(커뮤니케이션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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