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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거리의 위태로운 아이들 ②: 전쟁이 쫓아낸 아이들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5-03-03 조회수 11572


 

레바논 거리의 위태로운 아이들 ②

전쟁이 쫓아낸 아이들





시리아에서 살던 파디(8)가 레바논으로 온 이유는 4년 째 이어지고 있는 내전 때문입니다. 그가 삼촌을 만나러 집을 나서던 때 그의 집에 미사일이 날아들었습니다. 파디는 삼촌과 함께 레바논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레바논에 도착한 삼촌은 고속도로에 파디를 홀로 남겨두고 떠났습니다. 파디는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걸어 발견한 교회에서 몸을 누이고, 식당 주인의 인심으로 배를 채웠지만 이 같은 행운이 매일 찾아오지는 않았습니다. 일자리를 주겠다며 데려간 남자에게 학대를 당하고 갈 곳이 없어 어두워지도록 홀로 놀이터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 놀이터에서마저 쫓겨난 파디는 길가에서 잠을 청해야 했습니다.


지난 2월 15일 세이브더칠드런은 국제노동기구(ILO), 유니세프와 공동으로 ‘레바논 거리에서 살고 일하는 아이들’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2013년 레바논 정부가 2016년까지 최악의 아동노동을 근절하겠다는 국가 계획을 공표했지만 거리에서 일하는 아동이 되려 늘어나면서, 레바논 노동부가 국제노동기구에 이러한 아동이 대체 누구이고 몇 명이나 되는지 파악해 줄 것을 청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이 보고서에는 지역별, 성별, 연령별 거리의 아이들 추산 인구와 이들의 밀집 지역, 가정환경 등이 담겨 있습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연구진은 5개 도시 18개 구에서 700명이 넘는 아이들과 만나는 포괄적인 현장조사를 레바논 최초로 진행했습니다.


관련 글: 레바논 거리의 아이들 ①: 그들이 사는 세상 ▶



시리아 내전의 그늘이 내려앉은 레바논 거리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거리의 아이들 중 73%가 시리아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적절한 보호 없이 거리에서 살고 일하는 문제는 시리아 내전 이전부터 레바논에 있었던 고질적인 문제로, 시리아 난민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아이들이 거리로 나서기에, 제대로 돌봄 받지 못하고 교육받지 못하는 시리아 난민 아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거리의 아이들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 것입니다.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이 발생한 이래 지난 2월까지 120만 명에 가까운 시리아 난민이 레바논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난민캠프를 따로 운영하지 않는 레바논에서 난민들은 생활비가 가장 적게 드는 곳을 찾아 가난한 지역사회로 들어가지만,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꾸려가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지난 7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행한 레바논 국가 보고서에 따르면 난민들이 증가함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집세가 1.5~2배 가량 올랐습니다. 일자리를 찾기도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전쟁을 피해 평생 일군 재산을 두고 떠나와야 했던 시리아 난민들에게 이러한 환경에서 가족을 부양하기란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닙니다. 같은 일을 하는 레바논 주민보다 20~50%까지 낮은 급여를 감수해도 구할 수 있는 일은 대체로 임시 저숙련 노동입니다. 시리아 난민의 실업률이 30%에 이르니 그런 자리라도 구하면 다행일 지경입니다. 하루살이조차 고된 이런 상황에서 한 달 생활비에 맞먹는 200달러를 내고 공식 체류권을 얻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란 많은 난민에게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학교에 갈 수는 없고 가족이 생활고에 짓눌리니 시리아 난민 아이들은 얼마 되지 않는 돈이라도 벌려고 레바논의 거리로 나섭니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러한 아이들이 무방비한 거리가 아니라 안전한 공간에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도록, 아이들이 아이답게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거리의 아이들 다수를 차지하는 시리아 난민 가정에 식량과 기초 생활용품을 지급해 가족의 숨통을 틔워주고,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도 찾아와 공부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안전한 아동친화공간을 운영합니다. 레바논 정규 교육과정에 기반한 세이브더칠드런의 교육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로 나가는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에서는 시리아와 레바논의 취약 청소년과 청년이 함께 생활 기술을 터득하고 지역사회 발전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이 같은 활동은 소득의 기회를 높일 뿐 아니라 난민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관계를 만드는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아이들이 거리를 배회하는 대신 학교에 다니고 돌봄을 받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노력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동노동 반대 운영위원회를 비롯한 레바논 정부가 관련 법을 강화하고 예방 활동을 전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이라는 인도적 위기가 거리의 아이들 문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레바논 정부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오늘도 학교 대신 비정한 거리에 선 아이들이 다시 아이답게 살 수 있으려면 국제 사회와, 이를 움직일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__



관련 글

· 레바논 거리의 아이들 ①: 그들이 사는 세상 ▶

· <레바논 거리에서 살고 일하는 아이들> 보고서 ▶

· 시리아 내전이 앗아간 배움의 기회 ① ▶





시리아와 인근 국가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고 공부할 수 있도록,

아이다움을 잃지 않도록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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